'오일달러' 위력 갈수록 커진다
걸프만 6개국 올들어서만 2,910억弗 벌어채권ㆍ부동산 등 해외자산시장 '큰손' 부상세계기업도 오일달러노려 중동진출 가속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국제 원유가격이 사상 유례없는 초강세 행진을 하면서 금융ㆍ부동산 등 다양한 경제분야에서 ‘오일달러’의 위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동국가들이 채권ㆍ부동산 등 해외자산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세계 각국 기업들이 넘치는 오일달러를 잡기 위해 중동으로 몰리고 있다.
◇오일달러 넘친다= 국제금융기구(IIF)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만 협력협의회(GCC) 6개 회원국들이 석유수출로 올해 약 2,910억달러, 내년에는 3,050억달러를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수출에 따른 수입이 1998년 610억달러, 2003년 연평균 1,000억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3~6배나 증가한 것.
특히 사우디의 경우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석유로 번 돈이 지난 90년대의 석유판매대금 총액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 수입도 석유 못 지 않다. IIF는 2006년 가스수출액은 211억달러에 달해 지난 94년부터 2003년까지 연평균 수입의 4배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3년 15.1%였던 GDP는 지난해 17.6%로 뛰었고 올해는 무려 24.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3년간 연평균 20%에 가까운 무시무시한 성장률을 보이는 것이다.
◇해외 시장 큰손으로 부상= GCC 6개국의 올해와 내년 해외 투자액은 약 3,600억달러(약 36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지난 5년간 이들 국가의 해외투자 총액을 50%나 웃도는 것이다. 세계 최대 석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올들어 매달 4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해외 자산매입에 사용하고 있다.
또 지역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와 내년 역내 투자액이 지난 2002~2003년의 350억달러를 4배 이상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IIF의 찰스 달라라 이사는 “GCC는 극히 예외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라며 “공격적인 GDP 성장률이 해외재산 매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기업, 오일달러 잡기 나서= 오일달러를 노리는 글로벌기업의 중동 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세계최대 휴대폰업체인 노키아는 최근 중동 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메카’가 있는 방향을 가르켜 주고 기도시간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춘 휴대폰 ‘Ilkon i800’을 출시했다.
영국은행인 로이즈TSB는 상류층을 대상으로 한 이슬람 뱅킹 금융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이슬람 율법 협의회로부터 음료수인 ‘리베나(Ribena)’와 ‘루코자드(Lucozade)’의 판매승인을 받아냈다.
이외에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유럽은 휴대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를 들고 아라비아 예술전시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프레스톱 크리에이트브의 샤지아 니잠 컨설턴트는 “이 사회(중동국가)는 자금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 오너들이 여기서 기회를 얻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5/08/11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