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철강 주인찾기 장기화할듯
국내외업체 "경제성 낮다"매수 부정적
한보철강 재매각작업은 선뜻 나서는 매수희망업체가 없어 상당기간 표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업체들은 『한보철강의 설비가 경제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한보철강의 매수에 대해 부정적이다.
한보철강 공장은 A지구와 B지구로 나누어진다. 철근공장 및 미니밀로 구성된 A지구에서는 현재 봉강공장만이 가동중이다. 반면 B지구는 코렉스방식의 일관제철시설이 건설중이었으나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다.
한보철강의 철근공장은 비교적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 국내시장 침체로 경제성을 달성키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 97년 IMF 외환위기 후 매년 국내철근 생산량은 무려 1,100만톤에 달하는 반면 수요는 800만톤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인수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천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업체들 모두 한보철강 철근공장 인수에 부정적이다. 철근산업은 전형적인 내수산업으로 외국업체의 참여가 어렵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심각한 공급초과현상이 빚어지는 상황에서 한보철강 매입은 전혀 득이 될 게 없다』며 『채권금융기관이 환영철강 등 법정관리기업이나 화의기업을 과감히 퇴출시키지 않는 한 한보철강 철근공장을 선뜻 인수할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보철강의 철근공장은 비교적 최신 설비를 갖추고 있는 반면 법정관리 또는 화의기업은 모두 설비가 노후화, 경제성도 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공사가 중단된 B지구의 코렉스 일관제철설비도 완공된다 해도 수익성을 확보키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현재 포항제철도 전체 조강생산량 중 2.5%를 코렉스 공법을 통해 만들고 있으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랜 조업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포철조차 코렉스 설비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임에 비춰볼때 한보철강의 수익성 확보는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더욱이 한보철강의 코렉스 설비는 비교적 고가의 코렉스전용 철광석을 사용해야 하는데다 물류비도 상대적으로 높다. 포철 관계자는 『현재 포항항에는 25만톤급 선박이 들어올 수 있으나 당진항은 1만톤이상의 선박이 들어오기 어렵다』며 『한보철강의 코렉스 설비가 완공되어도 과도한 물류비 부담을 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차라리 한보철강의 설비를 해체해 매각하는 것이 국내 철강산업이나 국민경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정문재기자
입력시간 2000/10/0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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