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진 경제권 인플레 '빨간불'

지난달 7년만에 최고 전세계로 확산우려고유가, FRB주도 금리인하 등 원인 지적 올들어 상승세를 지속해온 세계 선진 경제권 전체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이 지난달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이들 국가들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도해 온 금리 인하가 전세계에 걸쳐 인플레에 대한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조사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선진국들의 평균 인플레율은 2.8%로 지난 93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최근 앞다퉈 금리를 인하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경우 이들 선진 경제권은 물론 전 세계가 인플레 국면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각국의 인플레이션율 경제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 선진 경제권 전체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을 급격히 끌어 올린 주범국으로 대서양 양안(兩岸)국들인 북미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지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율 기준 3.6%로 나타나 10년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캐나다는 이보다 심각해 같은 달 인플레율이 연율 기준 3.9%로 집계돼 지난 90년초 이래 10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유럽의 경우도 유로화 사용 12개국의 평균 인플레율이 3.4%로 잠정 집계돼 지난 90년초 이래 10여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유가와 식료품값 상승이 주요인 선진국들의 최근 인플레 조짐에 대해 학자들은 우선 고유가와 식품값 상승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실제 에너지비와 식품 상승분을 제외하면 핵심, 이른바 코어 물가지수는 상승 폭이 크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주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뒤따른 금리 인하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은 치열한 세계화 경쟁속에서 함부로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는 기업들도 사실상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거대 세력이 되지 못한다며 FRB를 필두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무분별하게 금리 인하를 서두른 점에 가장 큰 책임을 지우고 있다. 이 같은 비난과 관련, 세계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앨런 그린스펀 미 FRB 의장은 최근 전세계적인 인플레 조짐은 높은 에너지 비용이 몰고 온 일시적 현상이라며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결과가 아니란 점을 강조해왔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선진국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올해 내 금리를 거꾸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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