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반월·시화공단 추석 표정] 겉으론 활기…자금걱정 긴장도

[반월·시화공단 추석 표정] 겉으론 활기…자금걱정 긴장도『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혹시 닥칠지 모를 제2의 경제위기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반월·시화공단에 자리잡은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인 엑큐리스 김경희(金京熙) 사장의 말이다. 추석을 앞둔 반월·시화공단은 활기와 긴장이 뒤섞여 있다. IMF위기를 넘긴 지난 해처럼 들떠있지도 연쇄부도로 시름깊었던 98년 추석처럼 침체돼 있지도 않다. 업종별로 명암또한 분명하다. 단순임가공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자동차부품업체, 기계·전기전자업체, 염료가공업체, 인쇄회로기판업체 등은 여유가 있다는 게 공단관계자의 얘기다. 다른 공단에 비해 중소기업이 많이 몰려있는 반월·시화공단의 올 추석 체감 경기는 지난해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연말 예상 경기는 그렇게 밝지는 않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시장 침체 여파로 자금경색이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 대비책 마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게을리한 업체들은 올 겨울 넘기기가 IMF를 견뎠던 것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한 비철금속 가공업체 사장은 전망한다. 이 회사는 올해 첨단 소비재 분야로 업종 전환에 성공했다. 60여명 직원 규모지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어 따로 추석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곳의 전통 제조업체들은 기술개발 뿐 아니라 임금지급 시스템 등 경영관리 면에서도 신생벤처기업 따라가기에 열심이다. 대부분의 전통 제조업체는 업종다각화 등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완전가동하는 업체 수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 하지만 주문량에 맞춰 공장을 가동하는 풍경은 여전하다. 액체산소 제조업체인 대성산소와 골판지 제조업체인 동일제지 등 몇 곳은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추석기간에도 일부 라인을 완전 가동할 계획이다. 이밖에 10여업체가 부분가동한다. 수출물량과 기아자동차 납품을 위해서다. 올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기 위해 공단에서 준비하는 특별열차편에 몸을 실을 근로자 수는 5,820명. 지난해보다 500여명가량 늘었다. 재작년 추석 때 부도 도미노로 직장을 잃은 수많은 근로자가 귀성열차에 오르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다. 공단 서부지역본부 경영지원센터 박우근 부장은 『지역본부의 구인·구직 창구를 찾아오는 근로자 발걸음이 뜸해진 것도 지난해와 다른 풍경 중 하나』라고 말한다. 『올초엔 하루 20여명꼴로 구직창구를 찾았지만 지금은 한두명도 채 안된다』는 설명이다. 반월·시화공단 고용인원은 지난 7월에는 11만 5,817명으로 99년에 같은달에 비해 4,987명이 늘었다. 공장가동률은 반월과 시화 공단이 각각 85.1%(올 7월 현재)와 81.3%로 지난해 1월의 71%, 70%에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공단 주변 음식점과 상가의 활기도 여전하다. 하지만 얼마전 테헤란밸리의 유흥가처럼 흥청망청하지는 않는다. 추석을 맞은 반월·시화공단은 견고한 성장탄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감힘을 쓰는 한편 혹시 모를 위기재현에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홍병문기자GOODLIFE@SED.CO.KR 입력시간 2000/09/08 18:5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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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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