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철강업체와 한판승부

'알루미늄 전문가' 오닐 美재무'알루미늄 전문가에서 철의 사나이(man of steel)로' 알코아 최고 경영자(CEO)에서 미국 재무장관을 변신한 폴 오닐이 17일 유럽연합(EU), 일본, 한국등 세계철강업체를 상대로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오닐 장관은 94년 알코아에 재직중일 때 국제상품시장에서 알루미늄 가격이 급락하자 생산량을 전격 감축함으로써 가격 급락을 막았다. 세계 알루미늄 생산량의 20% 가까이를 알코아가 차지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전력을 배경 삼아 오닐 장관은 외국산 철강제품의 미시장 잠식으로 애를 먹고 있는 미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실제 오닐 장관은 취임하자 외국산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취해 EU, 일본 등과 갈등을 야기했다. 오닐은 이달 로마에서 있은 서방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을 통해 세계 철강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공조안까지 내놓았다. 이 모든 것은 전적으로 미국 철강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미국 철강업계는 최근 비용상승에다 시설노후로 제품경쟁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행정부가 철강업계를 껴안고 있는 것은 정치적인 배려 때문. 철강업체들이 주로 위치하고 있는 웨스트버지니아, 펜실베니아 주(州)는 민주당과 공화당간의 세력다툼이 거센 곳이다. 반면 캐터필라, 미쉐린 등 철강제품 구매기업들은 부시 행정부의 이런 정책에 불만의 소리를 낸다. 외국산 철강제품 수입규제로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자국산 철강제품을 구매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브루킹스 연구소의 산업분석가인 로버트 크랜달은 "부시 행정부가 철강업체를 보호하는 정책을 취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90년대 유럽 철강업체들이 했던 것처럼 뼈를 깍는 구조조정만이 미국 철강업계가 살아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조언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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