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개인최다 16승 '쾌투'동양인투수 최다승 타이
LA다저스의 박찬호(27)가 3수만에 데뷔 후 최다승인 16승 고지에 올라 메이저 리그 동양인투수 최다승 타이를 이뤘다.
박찬호는 20일(한국시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 경기에서 8이닝 동안 6안타, 4볼넷을 내줬지만 삼진을 8개나 뽑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다승 기록인 16승을 거뒀고 노모 히데오(당시 LA다저스)의 동양인 투수 최다승 기록과도 타이를 이뤘다.
15승 달성 후 2연패 끝에 기록 달성에 성공한 박찬호는 올시즌 16승 10패를 기록했고 방어율은 3.67에서 3.53으로 좋아졌다.
이날 빠른 직구가 위력을 발했던 박찬호는 고비 때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커브를 적절히 구사해 타자들을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유도해 내는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또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제구력 난조 때문인지 이날도 볼넷을 4개 기록하긴 했지만 7회까지 첫 타자를 한번도 출루시키지 않는 안정된 투구를 했다.
그러나 상대 투수인 브라이언 앤더슨도 자로 잰듯한 제구력을 선보이며 LA타자들을 차분히 범타로 처리, 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이날 16승 달성의 최대 고비는 8회초.
체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박찬호는 처음으로 선두타자 제이 벨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다음 타자 루이스 곤잘레스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콜브런에게 다시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의 위기를 맞았다.
평소 같았으면 대량 실점을 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었으나 박찬호는 강타자인 5번 스티브 핀리와 6번 매트 윌리엄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6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LA는 반격에 나선 8회말 2사에서 중전 안타로 1루에 나간 1번타자 톰 굿윈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마크 그루질라넥의 우전 안타 때 홈을 밟아 1점을 얻는데 성공했고 마운드를 내려온 박찬호는 뛸듯 좋아했다.
LA는 추가 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지만 마운드를 넘겨받은 제프 쇼가 9회초애리조나 공격을 삼자 범퇴로 막아내 경기를 깨끗이 마무리해 박찬호를 도왔다.
개인 최다승 달성에 성공한 박찬호는 오는 25일 새벽 5시 샌디애고 파드레스와의 경기에 등판, 동양인 투수 최다승 기록을 경신하게 되는 17승에 도전한다. 박찬호의 남은 등판 기회는 25일 경기를 포함해 2차례다.
김진영기자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9/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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