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이트와 담배

■ 프로이트와 담배필립 그랭베르 지음/뿌리와이파리 펴냄 24살부터 담배를 피운 정신분석의 창시자 프로이트(1856~1939)는 죽기 전까지 말 그대로 줄담배를 피웠다. 그는 말년에 구강암으로 서른 번의 수술을 거듭하면서도 결코 담배를 놓지 않았다. 프랑스의 정신분석가 필립 그랭베르가 쓴 `프로이트와 담배`는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학을 정립해가는 과정에서 담배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흥미롭게 해석해내고 있다. 빈에서 거주하던 젊은 프로이트는 베를린의 동료의사 빌헬름 플리스와 편지를 교환했다. 1887년부터 1904년까지 둘 사이에는 무려 300여통의 서신이 오갔는데, 프로이트가 고민을 털어놓고 플리스가 답하는 일이 많았다. 고민은 다름 아닌 `쾌락과 위험의 결합물`인 담배를 끊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였다. 치료제로 복용하던 코카인에는 중독되지 않았던 그가 오히려 담배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편지들을 들여다보면 스스로 프로이트는 금단현상으로 울증(鬱症)을 보이기도 하고, 담배를 금지하는 플리스에게 욕구불만을 드러내며 긴 반박의 글을 써보내기도 했다. 저자 그랭베르는 두 사람의 편지를 추적하며 프로이트의 담배에 대한 애착과 집착에 대해 정신분석학적으로 접근한다. 그리하여 그는 프로이트의 삶과 학문은 처음부터 끝까지 담배와 밀착돼 있었으며 담배는 그의 정신분석 이론의 `산파`였다는 주장을 편다. 소설, 희곡, 동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정신분석서 답지 않게 재미있게 읽힌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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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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