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잭 웰치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

■ 잭 웰치·위대한 승리 (잭 웰치·수지 웰치 지음, 청림출판 펴냄)


과거의 잭 웰치를 기대했다면 조금 놀랄 수 있다. 딱딱한 경영학 개론을 읽는 기분이 들었던 그의 전작 ‘끝없는 도전과 용기’에 비하면 이번 책은 쉽다. 소란한 책방에서 책장에 기대 서너 시간 책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끝장을 넘길지도 모른다. 방대한 사례를 따라가다 보면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에 빠진다. 그래서인지 그의 세 번째 부인이자 공동저자인 수지 웰치의 도움이 컸을 것이라는 세간의 이야기들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수지 웰치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는 없지만 1억8,000만달러(약 1,800억원)라는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그가 두 번째 부인과 이혼한 뒤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끌며 결혼한 인물. 수지는 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 출신으로 뛰어난 글 솜씨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의 전 부인과 이혼 전부터 스캔들을 일으켜 세간의 구설수에 올랐던 수지는 이 책의 골격을 구상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 책의 몇몇 사례 분석은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GE에서의 경험담을 너저분하게 늘어놓은 넋두리 수준의 ‘끝없는 도전’의 절반의 실패(?)를 교훈 삼아 그는 이번 책에서 일반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2001년 은퇴한 이후 25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강연하면서 받은 수천 가지 질문들에 대한 그의 답변이기도 하다. 직원 평가기법에서부터 리더십을 키우는 방법, 뛰어난 인재를 고르고 직원을 현명하게 해고하는 방법, 승진하는 길, 일과 생활의 균형을 이루는 지혜 등 기업에서 벌어질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매우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그는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회의주의자에 가까울 정도로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냉소적인 회의론자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의문은 반드시 행동을 통해 풀게 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2ㆍ7ㆍ1 인력관리 시스템’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최대 트레이드 마크다. 이 책에서도 그는 GE를 승승 장구하게 만들었던 이 인력관리 시스템의 가치에 대해 장황설을 늘어놓고 있다. 그는 실적에 따라 직원을 상위 20%, 중위 70%, 하위 10%로 구분해 상위 20%의 사람들에게는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 다양한 보상을 하고 하위 10%에게는 회사를 떠나라고 통고했다. 그는 이 2ㆍ7ㆍ1 인력관리시스템’이야말로 기업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게 하는 묘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81년 GE의 CEO로 취임한 이후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그는 결국 건물을 그대로 놓아둔 채 인명만 살상하는 ‘중성자탄’이라는 별명을 안게 됐다. 이 책에서 빛을 발하는 부분은 쾌속 승진을 통해 성공하려는 샐러리맨에 주는 조언이다. 그가 제시하는 승진의 비책은 심금을 울린다. “승진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깜짝 놀랄 만한 실적을 달성하고 기회가 닿을 때 마다 당신의 업무 범위를 한계 너머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주변의 동료들이 일을 더 잘해내고 상사를 더 훌륭한 모습으로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당신의 일을 변화 시켜라. 다른 사람들이 뻔히 예상하는 그대로 하지 마라.” 이 책의 결론은 책 제목 대로 기업 활동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서문에서 그는 “승리는 단순히 좋은 것이 아니라 위대하다”고 말한다. 기업이 승리를 거두면 기업에 속한 사람들도 성공하고 성장할 수 있고, 사람들은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 전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인다. “하지만…승리가 저절로 얻어지는 아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길을 찾아야 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승리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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