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양재신 대우종합기계 사장

"수출 잘돼 연내 홀로서기 보여요" >>관련기사 권위보다 합리중시 '해결사' 별명 "효자인 공작기계의 수출을 올해는 20%, 내년에는 30% 이상 늘려 회사 정상화를 앞당길 계획입니다." 양재신(59) 대우종합기계 사장은 수출확대와 자구노력을 통해 연내 워크아웃 졸업이라는 '홀로서기'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렇게 되면 99년 8월 워크아웃에 처한 12개 대우계열사중에서 대우조선(9월)에 이어 워크아웃 졸업 2호가 된다. 대우종합기계는 대우조선과 함께 지난해 말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됐다. "사실 저희로서는 워크아웃 졸업 목표를 내년으로 잡았습니다. 일찍 졸업하면 이자가 현재 7%에서 최고 11%까지 뛰는 등 금융비용이 커지죠. 그렇지만 2년 이상의 워크아웃 기간동안 내실을 다져놓아 충분히 독립경영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채권단의 판단입니다. 해외시장에서 신인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것입니다." 양 사장은 대우기계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대우자동차 폴란드현지법인의 공동대표로 있었으나 채권단에 의해 해결사로 발탁됐다.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장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우기계를 맡자마자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늘려 지난 2년동안 공작기계 분야에서만 30여종의 신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대우기계의 공작기계 수출은 50%나 늘었으며 올해는 20%가량 증가한 2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내년 목표는 3억달러. 이는 우리나라 전체 공작기계 수출의 절반이 훌쩍 넘는 수치다. 올해는 미국시장이 30~40%가량 수출이 감소해 중국과 유럽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중국 바이어들은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품질이 비슷하다면 경쟁관계인 일제보다 우리 제품을 찾는다는 것이 양사장의 설명이다. "역사가 25년 된 공작기계 분야의 기술력은 일본 수준에 상당히 근접했지만 아직 벤치마킹이 필요합니다. 가격도 10%가량 낮은 형편입니다. R&D 투자를 더 늘리고 현장에서의 아이디어 제안을 적극 유도해 나갈 것입니다." 영국과 이탈리아에서는 이 회사 공작기계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력인 CNC선반은 미국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는등 일본의 마작, 모리, 독일의 DMG, 미국의 HAAS와 더불어 세계 5~6대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창원공장에서 단독으로 수십여종의 공작기계를 내놓고 600여명의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가졌습니다. 격년제로 3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여 반응이 좋았죠. 우리 고유의 사물놀이와 전통춤을 소개하며 공감대를 넓힌 것도 소득입니다." 최근에는 공작기계 뿐만 아니라 건설중장비, 지게차, 엔진 등 다른 사업부문에서의 기술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양 사장은 "몇년간 노사분규가 없었지만 업종 특성상 평균 근속연수가 14년에 달해 인건비 비중이 높은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우기계는 현재 부가가치가 낮은 품목은 협력업체에 대폭 이양하고 고부가가치품만 생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분사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가가 최근 2,000원대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고충입니다. 매일 주가 상황을 체크하지만 혼자 힘만으로는 안되고 노사와 채권단 모두가 협력해야 합니다." 그는 취임이후 줄곳 투명경영과 수익성 위주의 '캐시플로(현금흐름) 경영', 스피드경영을 금과옥조로 삼고있다. 분식회계와 비자금으로 얼룩진 옛 대우그룹의 경영방식과 단절하겠다는 의지이자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몇달에 한번씩 공장을 돌며 종업원들에게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것, 서울역 대우빌딩에서 여의도로 사옥을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우기계는 올해부터 차입금(1조1,000억원)에 대한 금융비용을 지불하고도 상당한 경상이익을 올릴 정도가 됐다. 지난 3ㆍ4분기 현재 경상이익만 600억원이 넘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에 넘긴 한국철차지분 매각대금 특별이익을 포함하면 올해 1,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기대된다. 시장상황 때문에 늦춰지고는 있지만 항공우주산업 지분과 영등포 공장도 매각할 계획이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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