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CB "금리인하 절대 못한다"

IMF·美·日 강력요구에 "인플레 우려" 요지부동'ECB는 세계경제의 문제아가 아닌 해결사가 되길 바란다.'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조속한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지난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매섭게 던진 말이다. 비록 호르스트 쾰러 IMF 총재가 '발언이 지나쳤다'며 이에 대해 사과했지만 ECB에 대한 세계각국의 서운함을 정확히 표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리인하를 거부하고 있는 ECB에 대한 이 같은 감정은 29일 IMF 봄 정기모임에 참석한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을 비롯한 각국 경제정책 담당자들이 앞다퉈 한마디씩 거들며 폭발했다. 특히 다른 나라 경제정책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까지도 ECB의 금리인하를 촉구했으며, 유로화 사용국인 프랑스도 여기에 가세했다. 이에 맞춰 파이낸셜 타임스 등 세계 언론들도 비난 수위를 한단계 높였다. 일부 언론은 빔 두이젠베르크 ECB 총재의 고집스런 금리 유지 방침을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신속한 금리인하와 비교하며, 개인적인 인신공격까지 했다. 그러나 두이젠베르크 ECB총재는 이날 이 같은 비난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과 ECB를 향한 비판에 대해 "우리의 정책은 정책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될 뿐이며, 누구도 이에 대해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면서 또다시 외고집을 부렸다. ECB가 금리인하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 현재 유로화 사용지역의 물가상승률은 연율 2.6%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게 ECB의 입장이다. 유로화의 화폐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우선 막아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인하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각국이 '유로화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우려한 만한 수준이 아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보다 경제성장이 우선시돼야 한다' 등 다양한 논리로 ECB를 설득하고 있으나 전혀 먹혀 들고 있지 않다. 당연히 금리를 인하하면서 세계경제 회복의 한 축이 될 것으로 봤던 ECB에 대해 세계각국이 일종의 배신감(?)까지 느끼고있는 상황에서 얼마나 더 이를 외면할 수 있을지 그 해답은 ECB만이 알고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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