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건설업계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 본상, 전력거래소 본사사옥

한옥의 특징 녹여낸 '스마트·그린 게이트'

전력거래소 본사사옥은 자연을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전통 한옥의 특징을 녹여낸 친환경 건축물이다.
이중 외피 사이의 바람길인 '윈드캐처'는 태양열에 데워진 아래쪽 공기가 건물의 상층부로 이동하며 환기와 내부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전력거래소는 우리나라의 발전·송전·변전설비 등 모든 전력계통을 24시간 감시·운영하고 정부의 중장기 전력수급계획을 지원하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본사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로 이전한 전력거래소 신사옥은 전력시장을 선도하는 세계 수준의 전문기관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전력거래소 사옥의 기본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게이트 인 게이트(Gate in Gate)'다.

나주혁신도시의 진입부에 위치한 전력거래소가 혁신도시는 물론 미래 전략산업의 새로운 관문임을 상징하는 개념이다. 구체적으로는 △대한민국 전력산업의 중심인 전력거래소를 상징하는 '스마트 게이트' △에너지와 사람 그리고 자연이 하나 되는 '커뮤니티 게이트' △녹색에너지를 담는 '그린 게이트'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력거래소 사옥은 최신 기술과 선진 설계기법이 적용된 에너지 절약형 친환경 건축물이다. 건물에너지효율 1등급, 친환경 건축물인증 우수등급을 획득해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절감을 위해 자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한 전통 한옥의 특징을 그대로 녹여낸 점이 돋보인다.

우선 건물을 남향으로 배치해 채광을 확보하고 지상층을 땅에서 들어 올렸다. 이는 덥고 찬 기운과 습기를 머금은 땅으로부터 집을 보호하기 위해 장대석이나 바위 등을 건축물 하단에 쌓았던 한옥의 기단과 비슷한 기능을 하게 된다.

전력거래소의 상층부 모양은 중간층에 비해 몇 미터 앞으로 더 튀어나와 있는데 이는 한옥의 처마와 같은 역할로 강렬한 햇빛을 차단하고 그늘을 통해 유리에 맞닿는 열기를 줄여준다. 또 건물 한가운데에 뚫려 있는 통로로 바람이 지날 수 있도록 한 점은 자연환기를 강화한 대청마루와 닮았다.

가장 독특한 설계는 '윈드캐처'라는 부분으로 건물의 외피를 이중으로 설계해 수직 형태의 바람길을 열어둔 것이다. 건물의 왼쪽 면을 비춘 태양열에 데워진 공기가 위로 향하도록 하는 원리로 이를 통해 상층부로 이동한 공기가 환기는 물론 내부 온도를 적정하게 조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실제로 전력거래소 상층부에서는 윈드캐처를 통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질 정도다.

아울러 하늘과 맞닿는 상층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고, 땅과 맞닿는 곳에는 지열시스템을 도입해 건물의 위아래로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눈과 비를 모을 수 있는 집수장치와 한쪽 옥상에는 정원도 만들었다.

한편 전력거래소 사옥 설계에는 세계적인 흐름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법'을 기획설계 단계부터 도입해 시공 및 유지관리까지 적용했다. BIM은 건물 시공 전 시뮬레이션으로 건물을 모의 시공해보며 사전에 문제점을 해결해 원가 절감과 시공 효율을 혁신적으로 높이는 첨단 건축시스템이다.

전력거래소 사옥은 발주, 현상설계, 실시설계, 시공, 준공, 운영 단계까지 모든 과정에서 BIM 기술을 활용한 국내 최초의 건물이다.

"친환경·BIM기술 총망라 전력거래소 정체성 살려"

■ 설계자,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전력거래소 본사사옥 설계는 단순한 현상설계의 의미를 넘어 BIM 기술과 친환경 설계 등 첨단 건축기술이 총망라된 혁신적인 프로젝트입니다. 특히 밤낮을 가리지 않고 프로젝트에 매진한 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모든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수상의 기쁨을 직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전력거래소 본사사옥을 설계한 정영균(사진)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수상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전력거래소 본사사옥을 설계하면서 크게 두 가지 부분에 주안점을 뒀다. 바로 디자인과 친환경 부분이다.

디자인의 경우 지난 2010년 당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많은 공공기관의 신사옥 설계가 진행된 가운데 전력거래소만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였다. 정 대표는 "전력거래소다운 전력거래소의 모습, 이 건물을 사용할 전력거래소 직원들이 자신들의 사옥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만드는 것이 디자인에 관한 매우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그 다음은 친환경 부분으로 설계 당시는 정부 정책에 따라 공공건물의 에너지 절감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던 때였다.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의무사용량을 제시하고 건물 외피에서 창으로 되어 있는 부분을 50% 미만으로 계획하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정 대표는 "친환경 부분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친환경 건물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건강한 건물을 만들어 주고자 했다"면서 "건강한 건물이란 최대한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하는 패시브 건축을 말하며 그래서 주목했던 것이 한옥에서 친환경 요소들을 찾아 건축 설계에 접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주처와 시공사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디자인과 설계의 질, 시공 부분, 그리고 발주처의 관심과 열정이 있어 좋은 건물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나무 한 그루의 위치까지도 많은 고민을 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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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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