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특허 3550개 활용… 현지합작기업에 기술 제공
생산·유통 맡기는 윈윈전략… 中·인니 기업과 협력 논의
무선망 연결 모듈사업 병행… IoT사업서도 틈새 공략
"팬택은 세계 여러 나라에 특허가 많은 게 장점으로 인도네시아와 중국에서 현지 기업을 통해 스마트폰을 제조해 유통까지 하되 점차 동남아와 중동, 아프리카를 넘어 미국·유럽까지 진출할 것입니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확대의 중간 단계인 기계 간 통신(M2M) 확장을 위한 무선망 연결 모듈(부품) 시장 진출도 병행할 것입니다."
정준(52·사진) 쏠리드 대표 겸 벤처기업협회장은 최근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팬택의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통신장비 업체인 쏠리드와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 업체 옵티스 컨소시엄은 지난달 16일 총 496억원에 팬택을 인수했다. 팬택의 특허(국내·외 3,550여개, 출원 중인것까지 총 1만여개)와 20여곳의 AS센터를 인수하고 연구인력 400명을 포함해 500명을 고용하는 조건이었다. 다만 생산은 해외에서 하기로 해 김포공장 시설은 제외했다.
정 대표는 "팬택은 AT&T, 버라이즌 등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유수 통신사업자의 테스트를 통과해 휴대전화 공급 계약을 맺은 기술 기업"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만 뉴 팬택(쏠리드 95%, 옵티스 5%)은 세계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는 애플, 삼성전자, 화웨이 등을 감안해 스마트폰 '틈새 시장'을 찾기로 했다. 정 대표는 "팬택이 만들 스마트폰은 60만~70만 원을 넘는 고가 프리미엄도, 그렇다고 몇만 원 짜리 초저가도 아니다"며 "소비자들이 자신에 맞는 필요한 기능을 골라 담아 실용적이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뉴팬택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스마트폰 신작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초기 투자비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성장잠재력이 큰 인도네시아 기업과 합작사를 만들어 기술은 제공하고 생산과 유통은 현지에 맡긴다는 것이 정 대표의 복안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인구가 2억5,000만여명이고 젊은층이 많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현지에서도 외산 스마트폰을 그대로 수입하느니 팬택과 같이 스마트폰을 만드는게 낫다"고 말했다. 팬택은 현지 국영통신사 텔콤(Telkom)의 자회사인 핀스(PINS)와 협력을 논의 중이다. 최근에는 현지 집권 민주투쟁당 대표인 메가와티 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중국 중소 휴대폰 제조사의 러브콜도 오고 있다. 정 대표는 "'포스트 샤오미·화웨이'를 꿈꾸는 중국 중소 스마트폰 제조사도 팬택의 기술력을 보고 협조를 요청해오고 있어 협력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IoT 사업에서도 틈새를 노리겠다는 게 정 대표의 전략이다. 그는 "팬택은 창업 후 23년 동안 여러 통신사와 작업해 범용성이 높은 망 기술을 보유한 게 큰 장점"이라며 무선망 연결 모듈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특히 스마트폰과 모듈 사업을 병행하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뒤에도 팬택을 지킨 인력들을 핵심 자산으로 꼽았다. 그는 "한때 국내 휴대폰 시장 2위까지 올랐다가 엄청난 시련을 겪은 팬택 직원들은 부활 의지가 강렬해 회사에 남았다"며 "이들과 함께 하면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1998년 KT를 나와 쏠리드를 창업해 매출 2,000억 원의 탄탄한 회사로 키워낸 것처럼, 뉴 팬택도 연내 새 경영진을 꾸려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이라는 자세로 성공신화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해 2017년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외에서 투자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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