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일본, 타이완, 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시장에서 국민 메신저로 대접받고 있다. 인구 2억 5,000만 명의 인도네시아에서도 현재는 2등이지만 내년에는 1등 고지에 오를 전망이다.
19일 네이버에 따르면 오는 21일 일본 진출 15주년을 맞는 라인은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시장에서 선전하며 올해 글로벌 매출이 연 1조 원 돌파를 바라보고 있을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주)라인은 지난해 엔화 기준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약 863억엔(약 7,889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들어 3·4분기까지 이미 지난해 실적을 넘어선 881억엔(약 8,3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라인이 일본에서 히트를 칠 수 있었던 비결로는 무엇보다 시장선점 효과가 꼽힌다. 2001년 진출할 당시만 해도 일본에선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가입한 이동통신사에 상관 없이 무료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가 라인을 제외하면 전무했다. 그야말로 무주공산이었던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뎌 충성 이용자층을 미리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통해 택시와 배달서비스, 라인캐릭터 상품 판매 등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결 서비스)로 수익을 늘릴 수 있었다. 올들어 라인뮤직도 출시했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초기에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일수록 가족, 친구, 지인들과 관계망을 맺기 유리하기 때문에 신규 가입자가 한층 더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대투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일본, 타이완,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라인 이용자는 2014년 1·4분기 8,900만명에서 올해 2·4분기 1억3,000만명으로 급증했다. 이들 4개국 이외 지역(한국 포함)에서는 같은 기간 7,000만명에서 8,100만명으로 늘었다. 라인은 일본 외에도 타이완, 태국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2위인 인도네시아에서도 내년에는 1위로 등극할 전망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O2O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태국은 라인뮤직과 라인TV, 인도네시아와 타이완은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등 라인게임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이용시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96%는 카톡이 차지하고 있다. 라인은 단 3%에 불과하다. 카톡이 라인보다 한 발 앞서 2010년에 모바일 메신저 카톡 서비스를 먼저 출시해 시장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카톡이 장악하고 있는데 자원을 해외시장에 투자하는 게 효과적"이라며 "다만 1999년 검색, 카페, 메일 등 포털 전체 트래픽에서 다음, 야후에 이어 3위였지만 2002년 일반 이용자들이 묻고 답하는 '지식인 서비스'로 검색 시장에 진출한 지 4년 만에 다음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며 국내에서는 장기적 접근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