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사진)을 1,860억원가량에 인수한다. 최근 채권단이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 속도전에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서울 중구 다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의 인수 우선협상자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1,860억원 수준이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달 말 실시한 입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코람코자산신탁·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이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사옥 매각에 나선 만큼 이번 입찰의 최우선 기준은 가격이었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3㎡당 2,500만원선의 최고가를 써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전했다.
지난 1986년 준공된 대우조선해양 본사 사옥은 지하 5층~지상 17층에 연면적 2만4,854㎡ 규모다. 종로와 을지로 사이 대로변에 위치해 접근성 등 입지 조건이 우수해 지난달 초 매각을 추진할 당시부터 자산운용 및 부동산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대우조선이 사옥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수조원대 적자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다. 앞서 올해 9월 대우조선해양은 서울 신문로 소재 부동산을 57억원에 매각했으며 두산엔진과 화인베스틸 등 보유주식도 처분하고 있다. 마곡산업단지 내 연구개발(R&D)센터 설립계획도 취소하고 해당 부지에 대한 매각작업도 조만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우선협상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추가적인 가격협의를 거쳐 연말까지 잔금납부 등 모든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대우조선해 매각 후에도 임차인 신분으로 계속 이 빌딩을 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준석·고병기기자 p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