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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을 원상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형제 간 분쟁이 일어나기 전처럼 일본은 신 전 부회장이, 한국은 동생 신동빈 롯데 회장이 맡아 경영하도록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 본사를 방문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아버지의 총괄 경영권을 되찾은 뒤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경영하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인정한 후계자는 자신임을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아버지(신격호 총괄회장)가 내가 후계자라고 써준 문서가 나에게 있다"며 "아버지가 다시 롯데그룹의 경영 총괄에 복귀해 나와 동생 중 능력이 있는 쪽으로 후계자를 최종 결정해야 분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원하는 형제 간 다툼의 최종 결론은 '원상복귀'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지휘 아래 일본은 내가, 한국은 동생이 경영하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질문에 그는 "동생은 아버지가 건강하지 않다고 하지만 매우 건강하다"며 "본인이 10~20년 더 경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나와 아버지는 롯데그룹과 같은 대기업이 소란을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이른 시일 안에 진정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방문은 영어로 진행됐다. 신 전 부회장이 영어로 얘기하면 민유성 고문이 통역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한 듯 "한국어를 못해서 미안하다"며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으니 앞으로 잘 소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처럼 언론에 적극적인 모습을 비친 것은 본인이 직접 언론에 입장을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형제 간 다툼에서 롯데그룹을 등에 업고 우위를 점한 신동빈 회장에게 반격하기 위해 전략을 새롭게 세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SDJ코퍼레이션을 설립하고 산은지주 회장을 지낸 민유성씨를 고문으로, 산은지주 홍보팀장 출신 정혜원씨를 홍보담당 상무로 영입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의 공세가 계속되자 롯데그룹은 같은 날 사장단 회의를 열고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황각규 롯데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진행한 회의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거센 공세를 대응할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재원기자 wonderufu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