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투자의 창] 위안화의 재탄생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

김도현 삼성증권 주식전략팀 연구위원


11월30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마침내 위안화의 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을 공식적으로 승인했다. 위안화는 전 세계 인구의 5분의1이 사용하는 동시에 글로벌 경제대국을 대표하는 국가의 통화다. IMF의 조치로 위안화는 지역의 통화에서 세계의 통화로 도약할 수 있는 날개를 달게 됐다.

혹자는 위안화가 SDR에 편입되고 나면 중국 자본시장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지만 물론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SDR는 주로 세계 중앙은행들이 사용하는 통화로서 유동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또 SDR에 위안화가 편입됐다고 해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의무적으로 위안화를 사들여야 하는 의무도 없다. 따라서 이번 결정 이후 단기적으로 위안화의 국제 수요가 급증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안화가 세계 통화로서 당당히 인정받은 점을 평가하는 데 단순히 '당장 유입 가능한 자금의 규모'라는 잣대를 들이댄다면 이는 너무 근시안적 접근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기적인 자금유입 여부와는 상관없이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인해 중국의 자본시장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위안화의 SDR 편입 이후 자본시장의 개혁 및 개방을 향한 중국 정부의 행보가 좀 더 과감하고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로 도약하는 발판을 획득한 후부터는 위안화의 사용범위를 넓히기 위한 노력이 진행될 것이다. 이미 중국 정부는 외국인에게 선전시장을 개방하는 선강퉁은 물론 런던과 상하이 시장 간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룬퉁 제도 시행도 추진 중이다. 채권시장에서는 각종 위안화 표시 채권들에 대한 개방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는 결국 장기적으로 중국 자본시장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가 증가하면서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자본시장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심하고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외국인들의 위안화 표시 자산 수요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자본시장의 개혁과 개방을 향한 중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확인된다면 장기적으로 위안화 표시 금융자산들에 대한 외국 자본의 수요는 현 수준에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안화의 SDR 편입은 중국의 경제 성장동력이 더 이상 중화학공업에 치우친 제조업이 아니라 금융과 서비스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이벤트다. 그리고 이 이벤트는 국제통화를 향해 내딛는 위안화의 첫 발걸음일 뿐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지수에 중국본토 A주가 편입되는 등 국제통화로서 위안화의 지위를 높여줄 이벤트들이 속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에게 제조업 강국에서 국제통화 보유국으로 변신하는 중국 경제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김창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