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표본 적어 자동차 구매 등 제대로 반영못해"

소비시장 살아난다더니… 3분기 가계소비 0.5% 감소 왜?



3·4분기 민간소비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에 힘입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린 '효자'로 알려졌지만 정작 가계 씀씀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3·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계(2인 이상)의 지출(명목 기준)은 월평균 339만7,000원으로 지난해보다 0.5% 감소했다. 증감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2009년 1·4분기(-1.3%)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세금과 연금 등을 뺀 가계 '소비지출'도 256만3,000원으로 0.5% 뒷걸음질 쳐 2013년 1·4분기(-1%) 이후 가장 낮았다.

이유는 통계청 조사의 표본이 작아 소비 현실을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8,700개 가구로부터 소득과 지출을 조사한다. 하지만 자동차 등 고가의 내구재는 구입하는 가구가 드물어 이들 표본만 가지고서는 전체 판매동향을 보여주지 못한다. 실제 자동차 개소세 인하로 3·4분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2%(전년동기 대비) 급증했지만 통계청 조사에서 가계의 자동차 구매액은 28.3%나 곤두박질쳤다.

절대 금액이 큰 자동차 구매액이 급락한 것으로 나오면서 전체 가계 지출도 하락했다. 실제 자동차 등 내구재 구입액을 뺀 3·4분기 가계지출은 지난해보다 0.7%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표본가구 8,700개로 식료품, 의류 등 대부분 품목의 소비동향은 파악할 수 있다"며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의 소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해서 표본을 넓히는 것은 통계의 연속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가계 지출 동향에 착시가 생기는 것은 소매판매 동향 등을 참조해서 해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441만6,000원으로 지난해보다 0.7% 증가, 2009년 3·4분기(-0.8%) 이후 가장 낮았다. 처분가능소득도 358만2,000원으로 0.9% 불어나 역시 2009년 3·4분기(-0.7%) 이후 최저치였다. 소득은 소폭이나마 늘어난 데 반해 씀씀이가 줄어 평균소비성향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은 71.53%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 은퇴를 대비한 저축 유인으로 하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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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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