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K뷰티 후발주자 '펀마케팅'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

기능성은 기본, 보는 재미까지

토니모리_뽀뽀 립밤 1
토니모리의 뽀뽀립밤.
토니모리_피치 핸드크림
토니모리의 피치 핸드크림.
토니모리_매직푸드 바나나 라인
매직푸드 바나나 라인.

바나나·복숭아·연필·호박 등 독특한 디자인으로 감성 자극

토니모리 '뽀뽀립밤' 인기몰이

美 누적 발주량 20만개 돌파… 플래그십스토어도 잇달아 개장


"복숭아, 계란, 사과, 귤, 토마토 모양의 화장품들과 싱그러운 향기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반드시 사야 되는 상품이란 생각으로 바나나 핸드크림, 레드 애플 핸드크림 등을 주워담다 보니 순식간에 50달러를 지출하게 됐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의 몰리 영 기자가 토니모리 뉴욕 매장 방문 후 남긴 기사의 일부다. 그는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 귀여운 제품 디자인에 시선을 뺏기며 과소비를 하게 됐지만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토니모리의 미국 내 성공을 자신했다.

한국에서 만든 '펀패키지(Fun Package)'가 글로벌시장에 적중했다. 기능성은 기본으로, '보는 재미'를 더한 디자인이 전 세계인의 감성을 자극하며 해외시장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15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를 비롯한 투쿨포스쿨·바닐라코·네이처리퍼블릭 등 K뷰티 후발주자들이 선진국 뷰티시장을 홀리고 있다. 해외 브랜드들이 따라올 수 없는 패키지 경쟁력을 뽐내면서 K뷰티만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는 중이다.

토니모리의 펀마케팅이 대표적 사례다. 토니모리는 바나나·복숭아·달걀·입술·대나무 등 독특한 디자인의 용기로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 북미·중국·일본 현지인의 지갑을 훔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미국 세포라 매장에서 판매된 '뽀뽀 립밤'의 경우 주당 1,000∼1,300개씩 팔려 나가며 출시 이후 5개월만에 누적 발주량 20만개를 올렸고, 지난 1월 미 세포라에서 선정한 글로벌 브랜드 '톱 10'에 랭크됐다. 미국시장 인기를 실감한 토니모리는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에 잇따라 플래그십스토어를 연데 이어 최근 애틀랜타에도 대형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로드앤테일러 백화점, 허드슨베이 백화점, 캐나다 샤퍼스드러그 및 뮬라 등에도 입점할 예정"이라며 "멕시코시티 암부르고에 토니모리 남미1호점을 여는 등 북·남미 전역에서 K뷰티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투쿨포스쿨의 펀패키지 역시 글로벌 마케팅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연필 모양의 아이라이너, 호박 모양의 마스크팩 등 독특한 디자인과 기능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빠른 속도로 인지도를 높여가는 중이다. 지난 10월 중국 국경절 기간(1~5일)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한 국내 화장품 브랜드 중 매출 5위에 올랐고, 최근 세포라 입점과 동시에 준비된 물량이 온·오프라인에서 완판되기도 했다.

바닐라코의 경우 서울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은 제품들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각광받고 있다. 남산타워·한옥 등을 제품 용기에 그려 넣고, 가로수길·홍대·북촌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에 어울리는 메이크업 색상들을 제안한 것이 호응을 얻으며 유커의 장바구니를 채웠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알로에 모양의 핸드크림을 출시하며 펀패키지에 동참, 진짜 알로에를 직접 짜서 손에 바르는 듯한 재미를 미국과 중국 등에 전파하고 있다.

K뷰티의 펀패키지가 성공한 것은 보는 재미·쓰는 재미·소장하는 재미를 더한 제품들이 현지인의 '위티'한 감성코드를 제대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셀 수 없이 많은 화장품 브랜드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선진국 시장에서 디자인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한국에서 만든 제품의 기능성이 꽤 유명해진 상태에서 신기한 디자인에 끌려 구입을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트렌디하고 복고풍의 디자인 등 다양한 펀패키지로 글로벌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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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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