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11·13 파리 테러] '13일 금요일' 악몽의 3시간… 극장선 무차별 총격 100명이상 희생

■ 참혹했던 현장 상황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연쇄 테러사건은 서양인들이 '불행의 날'로 여기는 13일의 금요일 오후9시19분부터 3시간에 걸쳐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첫 사건은 이날 오후9시19분 파리 시내 외곽에 있는 축구장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인근에서 발생했다. 이 폭발로 테러범 3명과 시민 1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 경기장에서는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열리고 있었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고 있었다. 수만명의 인파가 몰린데다 프랑스 대통령까지 경기장에 있어 테러리스트들에게는 테러에 가장 적합한 지역이었던 셈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폭발음이 울린 직후 경기를 중단시키지 않은 채 급히 대피했다.

2번째부터 6번째 테러는 오후9시20분부터 10시까지 프랑스 파리의 센강과 북부의 우르크 운하를 잇는 생 마르탱 운하 주변에서 일어났다. 이 운하는 파리공화국 광장, 바스티유 광장을 끼고 있어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는 유명 관광지다. 9시20분께 파리 시내 10구 알리베르가 캄보디아 식당 '카리용 바'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14명이 사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마스크를 쓰지 않은 한 괴한이 식당을 향해 반자동 화기를 난사했다. 이 괴한은 길 건너 맞은편의 캄포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에도 총격을 가했다.

다음 표적은 파리 11구 샤론가의 술집 '벨 에퀴프'였다. 9시50분께 테러범 2명이 술집 카페 테라스를 향해 총을 난사했다. 한 목격자는 "3분간 총격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샤론가의 일본식당, 퐁텐 오 루아가의 피자집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총격이 발생해 사상자가 발생했다.

가장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곳은 6번째 테러장소인 파리 11구 볼테르가의 바타클랑 극장이다. 검은 옷을 입은 테러범들이 오후10시께 이 극장으로 침입해 AK-47 소총을 허공에 난사했다.

극장에서는 미국 록 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진행 중이었으며 1,500석의 좌석이 꽉 들어차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AFP통신은 테러범이 "너희 대통령의 잘못이다. 프랑스는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테러범들은 "신은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는 말을 외치며 3시간 가까이 인질극을 벌였고 14일 0시30분께 총기를 난사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 경찰이 극장 안으로 진입하자 용의자 3명은 입고 있던 폭탄벨트를 터뜨려 자살했고 나머지 1명은 경찰에 사살됐다. 극장에 있던 유럽1 채널 기자 줄리앙 피어스는 "총격이 10~15분간 계속됐다. 범인들이 적어도 세 번 정도 탄창을 재장전할 시간이었으며 그들은 매우 젊었다"고 말했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대피한 올랑드 대통령은 이번 테러의 배후로 수니파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를 지목하고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했다. IS는 올랑드의 발표 직후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된 성명을 통해 "8명의 형제가 자살폭탄 벨트와 자동소총으로 '십자군' 프랑스 수도의 여러 곳을 공격했다"며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테러는 IS가 넉 달 전 동영상을 통해 예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22일 시리아의 IS 하마지부는 인터넷을 통해 배포한 프랑스어 동영상에서 "파리의 거리가 시체로 뒤덮이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IS는 7월21일에도 프랑스어 홍보잡지 '다르 알이스람'을 통해 올해 6월 프랑스 리옹 부근 가스 공장에서 발생한 폭발·참수 사건의 범인 야신 살히를 칭송하면서 "알라의 적을 공격하는 데 주저하지 말라"고 선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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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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