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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모로코계 벨기에인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7)가 18일 오전(현지시간) 파리 북부 외곽 생드니에서 벌어진 검거 작전 중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프랑스 검찰은 19일 성명을 내고 "아바우드가 전날 진행된 경찰의 생드니 아파트 급습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과 특수부대가 함께 진행한 테러 용의자 검거 과정에서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살한 여성 한 명을 포함해 2명이 숨졌는데 나머지 한 명의 사망자가 아바우드인 것으로 밝혀졌다.
애초 워싱턴포스트(WP) 등 일부 언론은 18일 아바우드가 검거 작전 중에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프랑스 당국은 사망 여부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작전 종료 후 당국은 사건 현장에서 숨진 테러범들의 피부 샘플을 채취해 신원 분석에 나섰고 결국 아바우드가 사망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아바우드의 시신은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돼 DNA 검사를 통해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WP 등 외신은 유럽 소식통을 인용해 생드니에서 벌어진 검거 작전 중에 아바우드가 사살됐다고 긴급 타진했다. WP는 이날 "아바우드가 이번 작전 중에 사망했다"며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유럽 정보당국 관리가 프랑스로부터 아바우드 사망 사실을 확인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언론은 이날 오후 늦게 "아직 사망자 신원이 아바우드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프랑스 대테러 전담 검사인 프랑수아 몰랭스는 "생포자 8명 가운데 아바우드나 살라 압데슬람(26)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이날 검거 작전으로 사망한 용의자들이 총 몇 명이고 누구인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쿤 헤인스 벨기에 법무장관도 "아바우드가 체포됐거나 신원이 확인된 용의자들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테러 이후 그의 행적에 대한 의문도 일부 해소됐다. 처음 프랑스 당국은 아바우드가 시리아에 머물면서 이번 테러를 총지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테러 직후 파리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그의 행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텔레그래프는 18일 유럽에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로 지목돼 수배된 그가 어떻게 시리아에서 프랑스로 눈에 띄지 않게 다시 들어올 수 있었는지 프랑스와 벨기에 당국은 어려운 질문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미 테러 전부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 모집 혐의로 당국의 엄격한 감시를 받아왔으며 올 1월에는 다른 테러 계획의 총책을 맡은 사실이 벨기에 경찰에 발각돼 시리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8일 새벽 프랑스 경찰의 대대적 검거작전 직전에 입수된 정보에 따르면 아바우드는 최근 파리 생드니 지역에서 머물면서 또 다른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작전 직후 베르나르 카즈뇌브 프랑스 내무장관은 "용의자들의 휴대폰 감청 결과 아바우드가 생드니 아파트에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그가 새로운 팀을 꾸려 다른 범행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도 소식통을 인용해 아바우드가 샤를드골공항과 파리 외곽의 상업지구 라데팡스 지역에서 새로운 자살폭탄 테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바우드가 아무도 모르게 유럽으로 들어오는 게 가능하다면 IS 테러범들이 난민 위기를 이용해 언제든 유럽으로 올 수 있다는 유럽인들의 공포감도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