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늘어나는 '외로운 늑대' IS 테러 새 국면 맞나

英 런던 지하철역 무차별 흉기에 3명 부상… 현지 경찰 "테러 간주 수사"

범인 "시리아 위해서" 외쳐… 국제사회 또다시 공포 확산

WSJ "자생적 테러 추적 어려워 美 연방정부 감시 체계 무용지물"

美 대테러 기조 전면전환 불가피

17일 유엔 안보리 "IS자금 차단" 귬융 제재 결의안 통과시킬 듯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테러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이어지면서 국제사회에 새로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외로운 늑대의 자생적 테러는 정보당국이 감행시점이나 방식을 예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대응방안 마련도 쉽지 않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런던 동부 레이턴스톤 지하철역에서 한 남성이 불특정 다수에게 칼을 휘두르는 무차별 '흉기 테러'를 저질러 3명이 부상했다. 가디언은 이 남성이 범행 당시 "시리아를 위해서"라고 외치는 것을 목격자들이 들었다며 이번 범행이 시리아 공습에 나선 영국 정부를 겨냥한 IS 추종자의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리처드 월턴 런던경찰 대테러본부장도 사건 직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총기난사 사건 역시 자생적 테러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CNN에 따르면 부부로 알려진 범인들 중 여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가명으로 올린 글에서 IS의 수괴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에게 충성서약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IS를 지지하는 외로운 늑대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CNN과 인터뷰를 한 미국 관리도 "이번 일이 자생적으로 극단화된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IS의 라디오 선전조직 알바얀은 이날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우리를 추종하는 이들이 캘리포니아 샌버너디노의 한 시설을 공격했다"며 "그들을 순교자로서 신이 받아주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IS가 이번 성명에서 두 범인을 '추종자'라고 말했다며 이는 IS가 직접 공격을 지시한 테러범을 '칼리파의 전사' 또는 '무자헤딘'이라고 칭하는 것과 다르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IS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인들이 자신들에게 충성서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를 선전·선동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사건처럼 외로운 늑대가 저지르는 범행의 경우 정보당국의 추적이 어려워 재발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S가 직접 지시를 내리지 않더라도 이념적으로 영향을 받은 추종자들이 미국 곳곳에서 대형 테러를 저지를 수 있음이 확인됐다"며 "연방정부의 테러 감시 기능은 사실상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 내 테러 가능성에 대해 "IS가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못한다"고 밝혀온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으며 미국 대테러 대응 기조의 전면적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6일 저녁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직접 테러대책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오벌오피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것은 취임 이후 세 번째로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다.

한편 유엔에서는 IS의 자금줄을 차단하기 위한 새로운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오는 1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5개 이사국이 참석하는 연석회의를 개최해 IS에 대한 원유 불법거래, 인질 몸값 송금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금융거래 제재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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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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