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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특별기고,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에펠탑 없는 佛' 상상 어렵듯… 건축문화 키울때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위원들이 지난 7월 진행된 현장심사에서 설계자로부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선진 국가로 발돋움한 우리지만 문화 역량의 집결체라 할 수 있는 건축에 대한 인식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문가들마저 저마다 논하는 바가 다양해 '건축'을 한 마디로 쉽게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그 핵심적 가치는 다음의 몇 가지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건축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다. 작게는 주변의 마을부터 크게는 한 나라에 이르기까지 해당 장소의 이미지는 하나의 건축물 또는 그것이 집합을 이루어 만드는 경관을 통해 형성된다. 이탈리아의 베드로성당이나 프랑스의 베르사유궁전과 같은 대표적 사례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건축물들이 한 지역과 국가의 상징이 되며 그곳의 총체적 인상까지 결정짓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음은 유망한 미래 먹거리이자 주요 산업으로서 건축의 가치다. 산업의 규모와 다양성 확대로 과거만큼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건축 산업의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우리 경제의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건축 관련 산업은 그 직접적 효과 외에도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제조업의 약 1.5배에 이를 정도로 전후방 연계 효과가 큰 산업이다. 가우디성당 없는 스페인, 에펠탑과 퐁피두센터 없는 프랑스의 관광산업을 상상하기 어려운 것은 이와 같은 건축의 경제적 파급력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얘기한 것처럼 기억의 응축이자 삶과 의식을 결정하는 매개체라는 점도 건축이 지닌 또 하나의 중요 가치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우리 한옥에서 푸근한 정서를 느끼는 이유가 역사·문화적 DNA라 할 수 있는 건축의 이러한 특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가 창조한 건축이 다시 우리를 규정짓는다는 점에서 수준 높은 건축은 우리 사회 발전의 중요한 직·간접적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국가 건축정책의 주무부처로서 이와 같은 핵심적 가치를 지닌 건축을 진흥시키기 위해 다방면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선 최근 몇 년간은 건축가치 증진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했다. 건축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뒷받침해 줄 '건축서비스산업 진흥법'과 녹색성장을 도모하는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을 비롯해 건축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이르기까지 관련 법·제도를 새롭게 제정하거나 세밀하게 다듬어 건축 발전을 위한 법·제도의 실효성을 제고했다.

건축 관련 제도의 근간이 되는 기존 건축법과 관련해서는 건축의 창의성 구현에 걸림돌로 지적받아 왔던 크고 작은 규제를 대폭 완화해 문화적으로나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 건축문화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우리 부는 법·제도의 개선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녹색건축한마당, 어린이건축창의교실, 건축영화제 등과 같이 온 국민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다양한 건축문화 관련 행사를 꾸준히 시행해 오고 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우리 부가 서울경제신문사, 건축사협회와 함께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대표적 건축 행사 중 하나로 그간 우리 건축 발전을 위해 묵묵히 정진해 온 건축인과 관련 작품을 발굴해 국민들께 널리 소개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창조는 훌륭한 것을 인정하고 예찬하며 이를 널리 알리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또한 '제 아무리 뛰어난 이론도 실천적 사례만큼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는 못한다'고들 한다. 이런 점에서 지난 24년간 실제 우리 주변의 모범적 건축 가치를 발굴·치하하며 이를 확산·공감토록 한 한국건축문화대상이 건축의 창조적 발전에 기여한 바는 결코 작지 않다.

건축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과 소중한 가치를 생각할 때 앞으로도 국가 건축문화 진흥을 위해 너 나 할 것 없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건축문화대상이 우리 건축 제2의 도약을 위한 충실한 동반자가 되어 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더위·장맛비 속에서도 열띤 토론… 이중 삼중 심사

● 심사과정

국내 최고 권위 건축상인 '2015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수상작들은 건축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이중 삼중으로 거쳐 선정됐다.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첫 시작을 알린 것은 지난 1월 서울경제신문·국토교통부·대한건축사협회 등 주최기관과 한국토지주택공사·대한건설협회·주택도시보증공사·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 후원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시행위원회였다. 시행위원회에서는 올해 작품 접수 및 심사 일정과 기준 등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졌다.

올해 작품 공모는 준공건축물 부문의 경우 지난 2013년 5월 1일부터 2015년 5월 1일 사이에 국내에서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6월에 참가 신청과 작품 접수를 받았다. 계획건축물 부문도 같은 달 참가 신청 및 작품계획안을 접수했다.

올해 준공건축물 부문은 △사회공공부문 44점 △민간부문 46점 △공동주거부문 6점 △일반주거부문 25점 등 모두 121개의 작품이 접수됐다. 1차 서류 및 도면·사진 심사를 통해 추려진 25개 작품을 대상으로 한 현장심사는 7월에 이뤄졌다. 먼저 7월 6~8일 실시 된 지방 심사는 세종시와 전북·전남, 경남·대구·울산·부산, 제주로 이어지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7월 13~15일에는 서울·경기·인천·춘천 등 수도권에서 현장심사가 진행됐다.

현장심사 기간 심사위원들은 무더운 날씨와 장맛비 등 악조건 속에서도 버스로 이동하는 중이나 식사 시간마다 작품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가며 수상작 선정에 만전을 기했다.

현장심사 후 열린 최종심사에서는 작품의 장점은 물론 아쉬운 점에 대해 심사위원들 간 열띤 토론이 장시간 진행됐다. 최종심사 결과 대상 4점과 본상 4점, 우수상 15점 등 모두 23점의 수상작이 결정됐다.

계획건축물 부문 역시 300여개의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1차 심사를 통과한 작품을 대상으로 패널 및 모형에 대한 2차 심사와 3차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거쳐 대상 1점과 최우수상 3점 등 총 24점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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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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