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물질적 삶은 나아졌다고 하는데 삶의 질은 바닥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어려울 때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OECD는 우리나라를 독일과 함께 금융위기 이후 물질적 토대가 나아진 대표적인 나라로 꼽았습니다. 2009년 이후 가계의 수입과 금융자산, 고용이 늘었고 장기 실업률이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물질적 웰빙 지수가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가구당 순가처분소득(2만270달러)은 2013년 기준 29개 회원국 중 20위로 조사됐습니다.
OECD 평균(2만7,410달러)을 조금 밑돌았지만, 2009년 이후 순가처분소득이 12% 넘게 증가해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지표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물질적 토대는 나아졌는데 사람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최하위 수준을 보였습니다.
어려울 때 의지할 친구나 친척이 있는지와 관련한 항목에서 우리나라는 OECD 34개국 중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OECD평균이 88.02점인데, 우리나라는 72.37점을 기록해 평균에 턱없이 모자란 꼴찌였습니다. 특히 50세 이상은 67.58점으로 집계돼 한국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최성근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주거비와 교육비를 중심으로 한 부담이 커지면서 실제로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사회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인가구 중심의 이웃공동체의 형성이 부진한 것도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만족도와 밤에 혼자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정도, 공기나 수질 등 환경 부문 역시 OECD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은 하루 48분으로 OECD에서 가장 짧았습니다. 이중 아빠가 같이 놀아주거나 돌봐주는 시간은 하루 6분에 불과했습니다.
OECD 평균은 하루 151분이고 이 중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47분인 점을 고려할 때 극히 짧은 수준입니다.
이렇다 보니 개인이 평가한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80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과 러시아, 브라질을 포함한 36개국 중 29위에 그쳤습니다.
OECD는 20%가 넘는 남녀 근로자의 소득 격차와 상하위 계층 소득 불평등을 우리나라가 개선해야 할 과제로 꼽았습니다. /서울경제TV 정하니입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