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자금줄 막힌 러 "위안화 국채 발행"

FT "내년 10억弗 규모"

저유가와 서방의 경제제재로 재정위기에 처한 러시아 정부가 자금조달을 위해 내년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기업들이 모스크바에서 위안화 표시 회사채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정부가 위안화 표시 국채를 발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FT는 "러시아 정부가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로 막힌 자금조달의 숨통을 트고 러시아 기업들의 자금조달처를 다양화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미국과 유럽의 경제제재로 달러와 유로화 표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막히자 중국으로 자금조달 통로를 돌렸다는 것이다. 특히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이 성사되면 서방 경제제재의 효과가 반감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또 "러시아의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된 위안화의 국제화를 가속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담당하는 데니스 슐라코프 가스프롬은행 자본시장 부문 책임자는 "러시아 기업들이 발행하는 위안화 표시 회사채의 지표물을 만드는 게 이번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의 첫 번째 목적"이라며 "위안화 국제화에 발맞춰 러시아 채권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도 주요 이유"라고 말했다. 이번 위안화 표시 국채 발행이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관계를 과시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양국은 미국의 아시아 개입을 뜻하는 '아시아로의 회귀(Pivot to Asia)'에 맞서 상호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전날 "조 바이든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과 만나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 평화협정이 완전히 이행되고 크림반도 반환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러시아 제재는 계속된다'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김능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