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접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깨는 겁니다”

[인터뷰]허숙 비비큐 중계은행점주

[인터뷰]허숙 비비큐 중계은행점 점주

40대 중반. 5포(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포기)세대·7포(꿈, 희망까지 포기) 세대라고 일컬어지는 젊은 층과는 또 다르게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필요한 양육비는 점점 커지고 직장 내 위치는 불안해진다. 같은 고민을 안고 지내던 유아용품 전문업체 부장은 우연히 출근길에 46세 이하 치킨전문점 비비큐 점장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다.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팠던 그는 인생에서 도전할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그 길로 사표를 냈다. 유아용품 전문가에서 치킨전문가로 변신한 허숙(사진) 비비큐 중계은행점주의 이야기다.


허숙 점주는 “접시는 일하는 사람이 깨는 것처럼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표 수리 기간인 열흘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기였지만 현재에 안주하기보다는 도전해서 성취하는 길을 택했다”고 회상했다.

허 점주는 단칼에 중대 결정을 내렸지만 새로운 일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았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비비큐 치킨대학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한 뒤 점장 생활을 거치며 브랜드와 본사에 대한 신뢰가 커졌고 비비큐의 고급 매장인 프리미엄 카페 운영 욕심까지 생겼다고 밝혔다.


조직원에서 사장이 됐다는 부푼 기대도 잠시였다. 개점 후 매출이 저조했다. 홍보를 위해 직접 뛰기 시작했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서울 노원구에 위치한 고급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배포했다. 단지를 빠져나올 무렵 아파트 경비원에 적발되고 말았다. 그는 “전단지를 몽땅 회수해 가라는 엄포에 그 자리에서 싹싹 빌면서 용서를 구했다”며 “매장을 알리겠다는 마음이 너무나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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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큐 중계은행점의 분위기는 유난히 화기애애하다. 직원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모든 아르바이트생들을 사업 성공 파트너로 대하는 허 점주의 자세가 만든 결과다. 아들의 소개로 일을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은 태어나 처음으로 받은 생일 케이크에 감동해 울음을 터트린 일화도 매장에선 유명하다.

군복무 중인 아들과 명문고 장학생인 딸 때문일까. 그는 군인과 학생인 손님을 보면 늘 아버지의 마음이 된다고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고객은 해병대에 간 아들에게 면회간다며 아침 8시에 치킨을 부탁한 이웃이다. 그는 “오픈보다 훨씬 이른 시간이었지만 자식 군대보낸 부모 마음에 새벽에 일어나서 치킨을 튀겨냈다”며 “따뜻한 밥을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에서였다”고 웃었다.

이웃집 아저씨같고 우리 아버지같은 비비큐 중계은행점 허숙 점주의 두 번째 인생 성공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허숙 비비큐 중계은행점 점주<BR><BR>허숙 비비큐 중계은행점 점주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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