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공공부문 청년 직접고용, 취업 숨통 틔울 것"

'88만원 세대' 공동저자 우석훈 성남시 '행복아카데미' 강연

인턴채용·취업알선 지원보다 당장 임금 지급하는 제도 필요

수백억 쏟는 'K무브 스쿨' 해외 고용 창출 효과 없어

정부 재원 적재적소 사용해야

누끼우석훈 대표


"공공 부문에서 청년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이 청년 취업 문제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줄 것입니다."

'88만원 세대'의 공동저자인 우석훈(47·사진)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는 최근 경기도 성남시 주최 행복 아카데미 강연에서 인턴 채용이나 취업 알선 같은 지원보다도 당장 임금을 지급하는 실질적 정책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대표는 프랑스 파리제10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대그룹 계열 현대환경연구원, 금융경제연구소 등에서 20여년간 한국 경제를 연구했다. 그는 청년 실업을 비롯해 국민 경제의 가장 큰 걸림돌을 실질 임금이 늘지 않는 데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는 "기본 소득이 오르지 않는데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리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특히 최근 개인 워크아웃 신청자 수가 신용 회복을 지원하는 국민행복기금 등의 덕에 진정세를 보이는데도 전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20대만 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 실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가용 재원을 적소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청년인턴·취업 지원에 소요되는 한 해 예산은 줄잡아 1조5,000억원에 육박하지만 효과가 별로 없고 해외 일자리를 알선한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K무브스쿨' 사업의 경우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지만 실제 취업자는 거의 없어 예산을 직접 고용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 대표는 "공공 부문 고용을 늘리면 국민들은 작은 정부를 원하는데 공무원이 증가하는 딜레마가 생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직접 고용에 재원을 집중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공공 일자리 비중이 21%에 달하는데 우리는 7%에 불과한데다 여전히 소방공무원 등 꼭 필요한 분야에 인력이 부족한 만큼 공공 부문의 집적 고용이 바람직하다는 해석이다.

우 대표는 "지금은 경제민주화라는 용어가 맞지 않을 정도로 정부·기업·개인이 모두 돈이 없는 위기 상황"이라며 "역사적으로 힘든 시기마다 대두된 휴머니즘을 이제 경제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한 이른바 '킥다운형' 운용을 제시했다. 자동차가 가속을 낼 때 가속 페달을 힘껏 밟고 변속기어를 한 단 낮춰 힘 있게 나가도록 하는 방법을 빗댄 용어다. 그는 "고소득층보다 낮은 소득층의 실질 소득을 높여줘 힘을 실어주는 방안으로 과도한 위기감을 우선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산업 정책이 실패라고 규정한 우 대표는 "자동차 산업만 봐도 국내 공장 가동률이 수년간 사실상 100%를 웃도는데도 2008년 이후 신규 시설 투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국내 제조업의 투자·조정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섬유·소재 등 우리가 사양 산업으로 치부하는 분야를 재발굴해 키우는 제조업 르네상스가 와야 한다"며 "미국이 사실상 포기했던 자동차 산업이 오마바 행정부가 해외로 나간 제조공장을 다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 정책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박현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