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조그만 술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강웅환(가명)씨는 얼마 전 본인 명의의 변액종신보험 상품을 고민 끝에 해약했다. 월세 내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매달 불입해야 하는 보험료를 감당하기가 힘에 부쳤던 까닭이다. 강씨는 매월 33만원씩 4년이 넘도록 총 1,300만원가량의 보험료를 납부했지만 보험사 측에서 강씨 손에 쥐어준 해지환급금은 712만원에 불과했다. 강씨는 "펀드랑 적금은 올 초에 이미 깼지만 해지할 경우 기회비용이 큰 보험상품만큼은 어떻게든 유지하려 했다"며 "보험사 측에서는 10년은 넘어야 원금 이상을 돌려받을 수 있다며 계약해지를 만류했지만 몇 년 뒤는커녕 당장 내일이 막막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출구 없는 터널과 같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험상품을 해지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보험의 경우 '해약하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주요 금융상품 중 가장 마지막에 손을 대는 상품군으로 분류되지만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형편이 손해 보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13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보험사들이 계약해지 등을 이유로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2조3,36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조3,781억원과 비교해 1조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보험해약 건수도 올 들어서만 301만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2만건보다 크게 늘었으며 보험상품 1건당 해지환급금 평균액도 지난해 403만원에서 올해 409만원으로 증가했다.
손해보험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7월까지 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5조8,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3,036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손보 업계의 월평균 해약환급금 규모가 8,300억가량으로 8월까지 6조6,000억원이 지급됐다고 추산하면 보험 업계 전체 해약 규모는 19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보험 가입유지율 또한 자연스레 줄고 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올 상반기 53.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으며 손보사 상품 또한 평균 유지율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진 45.6%에 그쳤다. 보험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10년을 못 채우고 중간에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 해지가 서민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 영업점 등에 물어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보험 해지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며 "반면 자산가들의 경우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보험상품 가입 문의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수익 감소 등에 직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24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대출금을 갚기 위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이도 덩달아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고금리 약관대출 판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의 약관대출금리는 평균 5% 내외로 2%대 후반에 불과한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3%대까지 떨어진 은행 신용대출보다도 금리가 높다. 결국 1금융권 이용이 제한적인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약관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기보다 보험계약 해지를 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생보사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올 초 40조985억원에서 5월 39조7,685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등 고객들이 보험사 약관대출을 기피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약관대출기간에도 수익률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높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간에 해지할 경우 추가 수익은커녕 원금의 절반밖에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폐가 있어 보인다"며 "서민들의 보험 해지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약관대출금리 인하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출구 없는 터널과 같은 불황이 지속되면서 보험상품을 해지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보험의 경우 '해약하면 무조건 손해'라는 인식 때문에 주요 금융상품 중 가장 마지막에 손을 대는 상품군으로 분류되지만 살림살이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형편이 손해 보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13일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보험사들이 계약해지 등을 이유로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2조3,36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1조3,781억원과 비교해 1조원가량 늘어난 액수다. 보험해약 건수도 올 들어서만 301만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2만건보다 크게 늘었으며 보험상품 1건당 해지환급금 평균액도 지난해 403만원에서 올해 409만원으로 증가했다.
손해보험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들어 7월까지 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5조8,2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조3,036억원과 비교해 5,000억원 이상 늘었다.
손보 업계의 월평균 해약환급금 규모가 8,300억가량으로 8월까지 6조6,000억원이 지급됐다고 추산하면 보험 업계 전체 해약 규모는 19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보험 가입유지율 또한 자연스레 줄고 있다. 생보사들이 판매하는 연금저축보험의 10년 평균 유지율은 올 상반기 53.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으며 손보사 상품 또한 평균 유지율이 지난해보다 1.6%포인트 떨어진 45.6%에 그쳤다. 보험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10년을 못 채우고 중간에 보험을 해지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보험 해지가 서민들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시중 영업점 등에 물어보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보험 해지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며 "반면 자산가들의 경우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유지 시 비과세 혜택이 있는 보험상품 가입 문의가 오히려 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갑작스러운 실직이나 수익 감소 등에 직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24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지만 대출금을 갚기 위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이도 덩달아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고객이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고금리 약관대출 판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의 약관대출금리는 평균 5% 내외로 2%대 후반에 불과한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3%대까지 떨어진 은행 신용대출보다도 금리가 높다. 결국 1금융권 이용이 제한적인 서민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약관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보험 가입자들이 약관대출을 받기보다 보험계약 해지를 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생보사 기준 약관대출 잔액은 올 초 40조985억원에서 5월 39조7,685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등 고객들이 보험사 약관대출을 기피하는 모습이다.
국내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약관대출기간에도 수익률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높게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간에 해지할 경우 추가 수익은커녕 원금의 절반밖에 돌려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어폐가 있어 보인다"며 "서민들의 보험 해지가 장기적으로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약관대출금리 인하 등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