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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보험료의 할인할증 기준을 점수제에서 건수제로 전환하려던 계획이 백지화됐다. 금융위원회의 '보험산업 자율화' 방침에 역행한다는 판단에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진 중소기업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 할인·할증기준은 기본적으로 점수제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건수제를 도입하면 일반 차량에 비해 운행률이 높고 경미한 사고 건수가 많은 중소·상공인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간담회 참석자의 우려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임 위원장은 다만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건수제를 선택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보험의 할인할증 요율을 사고 크기에 따라 점수로 계산하는 점수제는 자동차 인명사고가 잦았던 1989년 도입했다. 그러다 경미한 사고가 늘어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해 8월 금융감독원이 2018년부터 점수제를 건수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래 위험을 보험료에 적절하게 반영하기 위해 건수제 도입을 추진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금융위가 '보험 자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건수제 전환 계획은 없던 일이 됐다. 할인할증 기준을 일괄적으로 건수제로 전환하는 것도 사전규제로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점수제든 건수제든 자유로운 방식으로 개인의 운전습관 등 다양한 정보를 보험료에 반영할 수 있다.
실제 보험사들은 현행 점수제를 유지하는 곳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상품 개발에 나설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인 등 점수제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도 점수제 상품이 계속 유지될 확률이 높은 이유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 보험은 똑같은 구조의 상품으로 가격 차이만 났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요소를 반영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러나 상품 개발 비용이 높기 때문에 중소형 보험회사 대부분은 현행 점수제 상품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소기업·소상공인 공제제도인 노란우산공제의 판매 금융기관을 현재의 은행에 그치지 않고 금융투자회사로 확대해달라는 건의에 대해 임 위원장은 "내년 1·4분기까지 규정을 개정해 금융투자회사도 팔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