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싱크탱크 포커스] 새해 경제 화두는 변신

올 저성장·수출여건 악화 전망… 기업 구조조정·사업구조 재편

정부發 개혁 통한 체질 개선으로 불확실성 이겨낼 변신 도모해야


해마다 새해를 맞으면 한 해 경제의 흐름을 전망해보는 것이 중요한 업무가 된 지도 오래다. 하지만 올해같이 '불확실성'이 높은 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올해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

우선 세계 경제의 흐름을 보자. 선진국 경제의 경우 유럽은 일부 국가들의 재정 파탄 등으로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고 아베노믹스로 지난 2~3년간 반짝했던 일본도 지난해부터 회복의 힘을 잃고 있다. 몇 년 전부터 혼자 세계 경제를 이끌어오다시피 한 미국도 양적 완화를 중지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어쩌면 미국의 성장 추세도 꺾일 수 있다.

신흥국 경제도 그다지 밝지 않다. 가장 덩치 큰 중국은 경제 성장 속도를 조절해 6%대로 떨어뜨렸다. 자원 수출 신흥국들은 국제유가의 하락으로 재정 압박을 받기 시작했고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자금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 등장 후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인도가 그나마 유일한 희망이다.

2010년대 들어 국제 무역의 신장세가 세계 경제 성장세를 웃돌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도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는 반갑지 못한 흐름이다.

3대 국제 가격 변수의 흐름도 불확실성을 증폭시킨다. 국제유가 하락은 신흥국 경제 불안과 우리 수출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 약세는 그동안 일본 수출상품과의 차별화로 큰 압력을 받지 않았지만 수익성을 회복한 일본 기업들이 공세로 전환한다면 불안을 가중시킬 것이다. 국제금리도 올해 제로금리에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마디로 세계 경제의 흐름은 우리에게 불확실성만 가져다주고 있다.

그렇다면 내수의 흐름은 어떠할까. 지난해 중반 이후 회복세를 보여온 기업의 설비 투자가 어쩌면 유일한 희망일 수도 있겠다. 국내외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꾸준히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업들의 자세가 경이롭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 지난해 성장을 뒷받침했던 건설 투자도 지난해 후반기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의 찬바람,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예산 축소 등으로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소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당히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늘어나는 가계부채, 악화하는 청년 실업 등으로 올해도 대폭적 증가세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

결국 내수 흐름도 밝은 경제 성장을 예단하지 못하게 하는 셈이다. 그래서 거의 모든 경제 예측 기관이 재작년 말 지난해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수준인 3% 전후의 경제 성장을 올해 전망치로 내놓고 있다. 어쩌면 지난해 경제에 걸었던 기대를 올해도 비슷하게 걸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기관이 기대보다 저조할 수 있음을 예견하는 이른바 '하방 리스크가 크다'는 주를 붙이고 있으니 불확실성의 골이 깊기는 깊은 것 같다.

새해는 어쩌면 우리 경제가 이러한 불확실성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큰 변신을 시도하는 한 해가 돼야 하지 않을까. 기업들은 부실을 털어내는 구조조정은 물론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경제팀을 필두로 정부도 미뤄져온 경제 구조 개혁을 확실하게 추진해 체질 변화를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좋은 성과를 일궈왔던 경제구조, 특히 주력 제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그런 구조를 지키려는 안일함에 젖어왔다고 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산업이 계속 태어나게 하고 기존 산업들도 부가가치를 높여 그동안 묻혀 있던 우리 경제의 잠재력을 곳곳에서 찾아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편입시키는 노력이 절실한 한 해다.

새해는 병신년이다. 영리함의 상징 원숭이처럼 우리 경제 앞에 놓인 불확실성을 오히려 새로운 변신의 계기로 삼는 지혜를 모두 다 발휘해야 할 때다.

김도훈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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