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글로벌마켓 인사이드] 미국 제로금리 종언… 신흥국 통화가치 떨어지는데 加·濠 달러는 반등하나



캐나다, 내년 하반기 유가 상승땐 산유국중 가장 먼저 수혜
인접국 美경기 개선 호재
加 금리인하 등 부양책에 올 성장률 2%로 높아질듯

호주, 금리동결·경제지표 호조
첨단산업 육성책 힘입어 濠달러화 강세로 돌아서
"금 등 원자재값 반등 힘들어통화가치 약세 지속" 예상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년만의 제로 금리 시대를 마치고 본격적인 금리인상 행보에 나서면서 신흥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들의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서도 지난해 원자재 값 하락 여파로 폭락한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 가치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와 호주는 지난해 원유와 철광석 값 급락 등으로 통화 가치가 전례 없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아시아와 중동 등 신흥국과 달리 기초 체력이 튼튼한 선진국인데다가 펀더멘털에 비해 통화 가치 하락 폭이 유난히 커 원자재 시장이 회복되면 급속도로 가치를 회복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캐나다 달러는 미국 금리 인상과 유가 하락 여파로 달러 대비 20%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미 달러화 대비 1.15달러 수준이었던 캐나다달러 가치는 연말에는 1.38달러까지 올라(캐나다달러 가치 하락) 2004년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CNBC는 시장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내년 하반기께 유가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산유국 중에서도 캐나다가 가장 먼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미국과 교역 비중이 높고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미국 경기 회복세도 캐나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UBS웰스매니지먼트의 도미닉 슈나이더 원자재 및 통화부문 책임자는 "원유 시장의 과잉공급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유가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유가가 상승하면 일부 산유국의 통화가치가 오를 것이고, 특히 캐나다 달러는 회복세를 타고 있는 미국 경제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 규모와 펀더멘털에 비해 통화가치 하락 폭이 심하고 경제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캐나다 달러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가 폭락 여파로 일시적인 불황에 빠졌던 캐나다 경제가 연방중앙은행의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등 부양책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OECD는 2015년 1%대의 성장률을 보였던 캐나다 경제가 올해 2.0%, 2017년엔 2.5% 정도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저유가로 에너지 산업부문을 포함한 캐나다 기업의 신규 투자가 위축됐으나 연방자유당 새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공약에 따라 앞으로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며 "2016년에는 캐나다 물가가 연방중앙은행이 목표로 하고 있는 2%선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까지 달러 대비 14% 이상 하락했던 호주달러도 지난 4·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반등세를 타고 있어 올해 상승세를 이어 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철광석·천연가스 등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9월 미 달러화 대비 1.44달러였던 호주달러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동결과 실업률 등 경제지표 호조로 현재 1.37달러 수준으로 하락(호주달러 가치 상승)했다.

지난해 3·4분기 호주의 경제성장률도 미약하지만 시장예상치인 0.8%를 웃도는 0.9%로 발표되면서 호주 경제가 생각보다 견고하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중국발 원자재 수요 감소가 호주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호주달러 강세를 부추겼다. 광산기업 비중이 높은 탓에 기업 투자는 약세지만 호주 정부의 첨단산업을 육성책에 가계 소비주택 경기가 꾸준히 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됐다. 앞서 글렌 스트븐슨 RBA 총재는 "호주의 성장률은 장기 평균선 아래에 위치하고 있지만 신규고용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실업률도 지난 몇년 간 견조했다"며 "호주 경제는 완만한 추세로 확장 중"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호주달러의 반등세는 일시적일 뿐 다시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최근 예상 밖의 호주달러 강세는 RBA의 금리동결 조치 등 일시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호주달러 가치는 다시 내려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원유에 비해 철광석·금 등 금속 원자재 가격은 올해에도 반등이 힘들어 호주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노무라홀딩스의 찰리 아나우드 수석 외환전략가는 "원자재 통화로 분류되는 캐나다달러와 호주달러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캐나다달러는 견고하겠지만 호주달러는 가치가 1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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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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