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문화가 있는 새해 결심-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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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 많고 영리한 '붉은 원숭이의 해'가 밝았다. 새해가 시작되는 연초에는 온갖 각오와 다짐이 넘쳐난다. 많은 이가 해맞이를 하면서 올해의 소망을 기원하고 새해 각오를 다짐했을 것이다. 그리고 새해 첫 근무일인 오늘은 대부분의 관공서와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에서 시무식이 열린다. 대내외적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지라 준비된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목표를 세우며 함께 잘 이겨나가자는 결의를 다지게 될 것이다. 또한 새해 들어 나흘째가 되는 오늘은 금연과 다이어트 등 새해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났는지 아니면 꿋꿋하게 실천해나가는지 판가름 나는 날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새해 결심은 지속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미국 스크랜턴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40%가 새해 목표를 세우지만 이 중 8%만이 목표를 이뤄낸다. 우리라고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지난해 초 국내 취업 포털이 진행한 '2014년 목표, 얼마나 지키셨나요'라는 주제의 설문조사에서는 작심삼일을 경험한 사람이 83%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새해 결심을 지키기 어려운 만큼 이를 도와주는 금연기구나 다이어트 식품, 운동기구와 같은 상품들이 연초에 반짝 호황을 누린다. 새해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스마트폰 앱도 나오고 새해 다이어트에 성공하면 추가 금리를 제공하는 금융상품도 등장했다.

새해 결심이 지켜지기 어려운 이유로 자기 통제력과 의지의 부족이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사실 대부분 무리하고 거창한 계획 자체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계산하기보다 의욕만 앞서는 경우가 문제다. 흡연과 음주, 운동 부족과 같은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오래된 습관을 바꾸기보다 자신의 생활 패턴에 새로운 것을 하나 추가하는 것이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충고한다. 그리고 지킬 수 있는 작은 결심을 만들고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당장 시작하라는 조언도 덧붙이고 있다. 예를 들어 살을 몇 ㎏ 빼겠다는 것보다는 출근할 때 한 정거장 먼저 내려 회사까지 걸어가겠다는 등 행동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작은 결심은 쉬워야 하고 매번 성공해 습관으로 만들고 자기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금연과 다이어트와 같이 건강을 위한 신년 목표도 좋지만 문화를 통해 마음의 건강을 찾겠다는 각오가 어떨까 싶다.

문화 융성을 4대 국정 기조 중 하나로 삼고 있는 현 정부에서도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올해 '문화가 있는 날'에 대한 예산을 크게 늘렸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번,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영화나 공연·전시 등을 관람하며 마음을 살찌우겠노라는 작은 새해 결심을 국민 모두 해보면 어떠할까. 1월의 '문화가 있는 날'은 오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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