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안철수 '바람' 정도로 정치 불신 대안 될 수 있겠나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공동대표였던 김한길 의원이 3일 탈당하며 더민주의 분당사태가 가속화하고 있다. 김 전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백지 위에 새로운 정치지도를 그려 내려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안철수 의원 탈당 이후 탈당 대열에 합류한 현역의원은 9명으로 늘었고 앞으로 박지원 의원 등 중량급 인사의 추가 탈당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다.

김 의원은 탈당의 이유에 대해 4·13총선 승리와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권교체를 위한 새로운 정치세력 구축을 내세운 안 의원의 탈당 명분과 같은 맥락이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함께 새정연의 창업주이면서 공동대표까지 같이 지낸 인물이기 때문에 이로써 제 1야당의 분당 사태는 되돌릴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김 의원은 당장 안 의원이 주도하는 신당 참여에 대해서는 "의논해보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지만 신당 참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최근 언론매체들의 총선 관련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의 여론 지지율이 더민주를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야권분열과 함께 지지층들의 이동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면서 중도성향의 새누리당 지지세력도 일부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여론 지지의 변화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등 양당 체제에 대한 불신으로 대안(代案)세력을 찾는 유권자의 표심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안철수 신당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다. 탈당과 신당 합류 인사들의 면면에서 여전히 신선함을 찾아보기 어려운데다 지역·이념 구도를 넘어서 '새 정치'를 하겠다고 하지만 여태껏 드러난 정강이나 정책에서 구체적 결과물들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의 희망조차 공허한 정치구호로만 이용한다면 신당도 결국 일시적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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