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출입구 안 닫거나 정비 소홀… 저비용항공 왜 이러나

저비용항공사들이 연달아 사고를 치고 있다. 열흘 전 제주항공이 기내 압력조절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하는 사고를 낸 데 이어 3일에는 진에어가 항공기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출발했다가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항공기 탑승객들은 두통에 귀통증은 기본이고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린 모양이다. 대형 참사로 연결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정확한 원인은 조사 후 밝혀지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무리한 운항에다 정비불량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는 저비용항공사 사고가 날 때마다 나왔던 진단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05년 저비용항공사 출범 때부터 우려됐던 사안이다. 10년이 지났는데도 똑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으니 감독당국은 그간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저비용항공사의 안전 수준이 열악한 편이다. 보유한 항공기 대다수가 노후한데다 정비인력·조종사 근무여건 등 안전환경이 불어난 덩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여객기 한 대당 조종사와 승무원팀을 바꿔가며 쉴 틈 없이 운항한 탓에 이상이 발생하기라도 하면 결항·지연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 노선까지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안전사고 노출위험도 그에 비례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도 소비자원에 접수된 저비용항공에 대한 피해구제 접수가 해외 노선을 포함해 총 42건으로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5개사 체제인 지금도 이런 마당에 올 2·4분기에 에어서울까지 가세할 예정이라니 경쟁심화로 안전사고가 더 빈발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국토부는 사고가 날 때마다 특별점검 타령뿐이다. 잠시 호들갑만 떨어서는 비슷한 일이 반복될 게 뻔하다. 철저한 조사와 점검,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무관용의 원칙' 적용이 필요한 때다. 저비용항공사들도 커진 외형에 걸맞게 안전투자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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