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수도로 자부할 정도였던 울산이 조선 등 중공업과 석유화학, 자동차 등 주력산업이 부진을 겪으면서 지역 경제 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사진) 울산시장이 위기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예산 5조원을 조기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6일 김 시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가와 환율 등 여건과 전망은 어둡고, 나라도 울산도 어렵다"며 "올해 2조원이 넘는 국가예산과 3조원의 시비를 조기에 투입해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촉진책이 종료되고 4월 총선으로 기업들의 투자유보 등이 우려되면서 민간부문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울산시 관계자는 "예산 조기집행을 통해 지역경제 회생과 일자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며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대폭 확대해 지원하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과 3D프린팅융합 지역산업 혁신체계 조성에 우선 투자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산학융합형 하이테크타운도 이른 시기 건립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도전도 강조했다. 기존 주력산업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새로운 혁신과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올해 더 뜨겁게 도전해 울산이 새롭게 태어나는 신생(新生)의 원년(元年)으로 만들겠다"며 "안 하면 몰라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울산의 저력으로, 울산이 지킬 것은 확실하게 지키고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은 더 치열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울산은 5,000년 농업국가를 공업국가로 바꾼 도시이고, 기적은 땀에 있음을 입증한 도시로, 무엇이든 시작하면 기필코 성사시키는 뚝심과 저력의 도시"라며 의미부여를 한 후 "울산의 힘을 모으고, 시민의 슬기를 모아서 비필충천(飛必沖天)의 한 해로 만들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비필충천은 날면 반드시 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는 뜻으로 산업도시 울산을 다시 한 번 한국 경제의 선도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