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우리은행 '이자 금지' 이슬람서 자금 거래

국내은행으론 처음… 카타르 이슬람은행과 1000만달러 규모

우리은행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이슬람 금융기법을 활용한 자금 거래를 시작했다. 금융의 미개척지로 불리는 이슬람 금융 시장 진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 자금 조달처를 다변화하겠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은 12일 바레인 지점이 카타르 이슬람 은행과 1,000만달러 규모의 자금거래를 실행했다고 밝혔다.

이슬람 금융기관은 이자 지급을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따른다. 이 때문에 이슬람 금융기관과 자금을 거래할 때는 실물 자산을 구매했다가 되파는 방식의 복잡한 계약구조가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세금 문제 등도 발생해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이슬람 금융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 같은 제약 사항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금융 시장 진출을 위해 이슬람 금융기법 중 하나인 무라바하 구조에 따라 자금을 거래했다. 무라바하는 실물자산을 매개로 하는 금융거래 방식이다. 카타르 이슬람 은행이 우리은행 바레인지점으로부터 실물자산 매입 목적으로 자금을 차입한 후 차입자금으로 실물자산 매입과 매각을 동시에 진행한다. 계약기간 매각자금을 운용하며 만기에 원금과 약정수익을 우리은행 바레인 지점에 지급하게 된다. 무라바하는 중동에서 영업 중인 글로벌은행과 이슬람은행 간 자금거래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동계 은행은 국가 신용등급이 높아 은행 건전성이 우수하지만 복잡한 이슬람 금융 구조 때문에 유동성 부족에 시달린다"며 "이런 이유로 같은 신용등급의 은행들에 비해 금리가 통상 20bp 정도 높아 투자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은행 중 이슬람권에 최다 네트워크를 보유한 은행으로서 이슬람 은행과 자금거래는 해외 점포의 새로운 수익원 확보 및 최근 미국 금리 인상 등으로 확대된 금융 시장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다변화 차원에서 의의가 크다"며 "향후 이슬람 지역에 진출해 있는 해외 점포들을 중심으로 이슬람 은행과 자금거래를 확대하고 이슬람 금융 시장에 직접 참여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현재 이슬람권인 바레인·두바이·다카·쿠알라룸푸르·인도네시아 등지에 영업망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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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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