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서울경제TV] 중국발 쇼크에 ELS 최대 8조 손실

[앵커]

‘국민 재테크상품’으로 떠오른 주가연계증권, ELS 시장에 중국발 쇼크로 인한 경고음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 불안이 이어질 경우 ELS 투자금 손실이 수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데, 왜 그런지 보도국 정훈규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Q. ELS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펀드 못지않은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 받아왔는데, 일단 자금유입 현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주까지 ELS의 전체 발행 잔액은 67조2,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전체 주식형 펀드 설정액 60조4,949억원보다도 많은 수준인데요.

특정 지수나 개별 종목이 일정 수준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은행금리보다 많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ELS가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자리잡은 덕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손실이 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습니다.

ELS는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와 연계돼 투자수익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투자기간 동안 기초 자산가격이 특정 기준밑으로 떨어지고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만기 지수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A사와 B사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50%의 원금손실 발생구간이 설정된 ELS의 경우, 둘 중 하나의 주가가 50% 이하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Q. ELS로도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면 중국발 쇼크 때문에 수조원대 손실이 예상된다는 건 무슨 이유에서죠?

[기자]


네, 중국 증시 폭락으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즉 H지수가 고점 대비 40% 이상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원금을 상당 부분 날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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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는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중국의 30여개 우량 국유기업으로 구성된 지수인데요. 수익성과 안정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이유로 대표적인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규모는 총 46조3,3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ELS 발행 규모 76조9,499억원의 60%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4월 1만4,000선을 돌파해 고공행진을 펼치던 H지수는 현재 8,500선 밑으로 주저앉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상품 일부도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앵커]

Q. 그럼 현재 H지수 기초 ELS 중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한 상품은 얼마나 되고, 앞으로 예상되는 손실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H지수 기초 ELS 중 원금손실구간 아래로 떨어진 상품은 모두 144개로 집계됐습니다. 발행 금액 기준으로 이들 상품의 규모는 1,509억원에 달합니다.

원금손실구간에 진입했다고 곧바로 손실이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 발행 후 3년째인 만기 시점에도 일정 가격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투자자는 지수 하락폭 수준의 원금 손실을 보게 됩니다.

지수가 14,000일 때 ELS에 가입해서 만기 시 7,000선까지 지수가 하락했을 경우 원금의 약 50%를 날리게 된다는 뜻인데요. 아직은 원금손실구간 이하로 떨어진 상품 규모가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H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손실 발생 ELS 규모는 수조원대로 급격히 늘어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H지수가 7,000선 아래로까지 밀릴 경우 8조원이 넘는 자금이 원금 손실 위험에 빠지게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Q. ELS가 무조건 안전한 재테크 수단만은 아니었군요. 그럼에도 그동안 ELS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원인은 뭡니까?

[기자]

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수가 40~50% 하락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지수형 ELS는 종목형 ELS와 달리 매우 안전한 편이라는 식의 논리로 ELS를 대규모로 발행하고 판매해왔는데요. 이번 H지수 폭락으로 다시 한번 ELS 시장의 과열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습니다.

ELS는 예금 상품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처럼 투자자들에게 홍보되고 있지만, 이번 H지수 급락 사태에서 보듯 한번 피해가 나면 손실 규모가 큰 고위험 상품으로 보는 게 맞다는 지적입니다.

정훈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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