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귀하신 몸 자동차 엔지니어' 없어서 못구해… 디트로이트 행복한 비명

활기 찾은 '모터 시티' 디트로이트 가보니

GM, SUV 등 증산위해 54억달러 투자 생산시설 확충

"공급 부족 해결" 현대·기아차도 '제2 공장' 설립 계획

'저유가·저금리' 등 겹호재 힘입어 도시 전체가 온기

미시간공장6
15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생산직원이 FCA에 공급하는 자동차 모듈을 생산하기 위한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전쟁터처럼 불에 탄 폐허가 즐비했던 미국 디트로이트시. '몰락한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불리던 디트로이트는 깨진 창문을 새것으로 교체하며 단장을 시작했다. 미국 대형 유기농 슈퍼마켓 체인인 '홀푸드'가 최근 '디트로이트 1호점'을 개장할 만큼 1년 새 도시 전체에 온기가 퍼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 실적은 사상 최고치인 1,750만대. '저유가' '저금리' 등 각종 호재로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이 부활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찾은 디트로이트 시내는 활기가 곳곳에서 배어 나왔다. 골목마다 보이던 '1달러'짜리 부동산 매매 입간판은 사라지고 도시를 떠났던 사람들이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사이먼 스미스씨는 "자동차의 본고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범죄율과 실업률이 점차 낮아지고 있어 머지않아 과거의 영광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시장점유율 1위인 GM, 빅3로 불리는 포드와 FCA가 인근에 자리 잡은 명실상부 '자동차의 도시(Motor city)'였다. 하지만 제조업의 몰락으로 재정난을 거듭, 지난 2013년 미국 지방자치단체 최대 규모(180억달러)의 채무를 기록하며 어둠의 도시로 전락했다.

그런데 미국 차 시장이 부활하면서 디트로이트도 변하고 있다. 시내에 자리 잡은 GM 본사 주변은 근처 코보센터에서 열린 '2016 북미 오토쇼'와 맞물려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었다. 2013년 매달 1,000명씩 인구가 줄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디트로이트와 인근을 포함하는 메트로 디트로이트 지역의 실업률은 금융위기 당시 17.5%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5% 근처까지 하락할 만큼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고 있다. 현지 관계자는 "디트로이트에 자리 잡은 자동차 관련 업체들이 엔지니어 구직난에 빠질 만큼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활발하다. GM의 경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픽업트럭 증산을 위해 미시간주 공장에 54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역시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현지 SUV 생산을 늘리기 위해 미국 동남부 지역에 '제2 생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 현재 100여개가 디트로이트 인근에 진출했다. 한국은 미국에서 여섯 번째로 큰 자동차 부품 수출 국가로 꼽힌다. 수출규모는 64억달러로 미국 전체 수입규모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전병제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장은 "현재 디트로이트를 중심으로 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저유가' 등에 힘입어 다시 부활하고 하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한국 부품에 대한 신뢰가 높은 만큼 국내 기업의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트로이트=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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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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