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육아 예능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주 방영된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4.1%, SBS '오 마이 베이비'는 5.9%의 시청률을 기록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보여줬다. 프로그램의 인기에는 아이들이 입고 노는 물건들이 한몫을 했다. 방송 중 아이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은 도저히 유아 용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어른스러움이 묻어난다. 이런 상품들을 '어덜키드(adult+kid) 상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반 시청자들은 어덜키드 상품을 가지고 즐겁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때마다 눈살이 찌푸려진다. 어덜키드 상품 소비는 부모들의 욕심이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소비의 과정에서 동심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은 동심을 걱정하는 일반 시청자들의 우려를 담아 '[그래픽뉴스] 아이? 어른? 누구를 위한 어덜키드인가요?'를 제작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증가하는 어덜키드 소비량과 인기에 대한 원인 분석을 통해 문제의 본질은 아이들에게 자신의 허영심을 투영시키는 부모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네이버 아이디 'nabi****'는 "양가 어른들이 첫 손자 보시고 저 벤츠를 사주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우리 아들의 동심이 깨질 것 같아서"라며 비슷한 우려를 나타냈다. 네이버 아이디 'a650****'는 "허영심을 부추기는 방송 콘텐츠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비판의 칼날을 방송 제작자에게 돌렸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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