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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의 미스터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낙타에 의한 전염, 중동지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밖에 알려지지 않은 이 외래 감염병이 수천㎞ 떨어진 한국에 전파된 후 보여준 빠른 감염 확산이 의문의 핵심이다.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된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체 전장 분석 결과 특별한 유전적 변이는 없었던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연구팀은 "바이러스 자체보다 다른 요인에 의한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유행에는 일반의 이해 부족과 병원의 감염 예방 및 정부 통제 조치의 문제가 컸음을 시사했다.
바이러스의 위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새해 벽두부터 새로운 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경고하고 나섰다. 신생아의 소두증(小頭症) 유발 위험이 높은 지카 바이러스가 미주 대륙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처음 발견된 지카 바이러스가 이미 미주 대륙 21개 국가·지역에 전파됐으며 병을 옮기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가 미주 대륙 거의 전체에서 발견되고 있다. 사람의 혈액을 통한 전염 가능성까지 언급될 정도다.
바이러스가 임산부에게 전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해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작은 신생아를 출산할 위험이 크다고 한다. 소두증 신생아는 사망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성장하면서 걷기와 듣기·말하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라질 보건부는 현재까지 4,000여건의 소두증 의심 사례가 신고됐으며 5명의 신생아가 이로 인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당장 오는 8월 리우올림픽을 앞둔 브라질 정부가 초비상이다. 리우시는 대대적인 모기 박멸 대책을 추진하고 있고 백신 조기 개발을 정부가 나서 독려하고는 있으나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대책도 좋지만 개인 위생과 환자 격리 등 기본적인 것조차 지키지 못해 사태를 확대시킨 한국의 '우(愚)'를 되밟지 말기를 바란다. /온종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