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무인기 남쪽에 벌떼처럼 투입할 수도”

송승종·길병옥 교수 “北, ‘깡통 공군’ 극복하려 무인기 개발”

“북쪽에서 날아온 몇 대의 무인기가 실제로는 잔인한 계절의 서막을 알리는 ‘제비 떼’ 같은 끔찍한 존재다.”

군사 전문가인 충남대 송승종·길병옥 교수는 최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가 발행한 학술지 ‘군사’(2015.12)에 기고한 ‘군용 무인기 개발의 역사와 그 전략적 함의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북한 무인기 위협을 이같이 경고했다.

두 교수는 북한이 소위 ‘깡통 공군’(Tin Can Air Force)으로 묘사되는 북한 공군력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속·저고도의 공중공격에 초점을 맞춘 우리의 방공체계는 저공으로 비행하는 싸구려 무인기에 위험할 정도로 무방비 상태에 있어 북한이 무인기로 우리의 약점과 급소를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기본적인 성능만을 갖춘 저가 무인기를 ‘벌떼 집단’처럼 대량으로 운용하는 전술”을 우려했다. 이들은 중국군이 전쟁 발발 초기에 “여러 차례의 파도처럼 기만 드론을 일시에 대거 투입한 다음, 무수한 공격용 드론을 벌떼처럼 투입해 항공모함을 제압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는 사실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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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에 따르면 북한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에 무인기에 관심을 뒀는데 이는 미국이 북한과 베트남 영공에 무인기를 운용해 감시·정찰·첩보수집 활동을 전개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은 1988년~1990년 중국에서 최초로 무인기(D-4)를 입수한데 이어 미군이 걸프전 당시 사막의 폭풍 작전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는 것에 자극받아 중국산 무인기를 토대로 개발에 나섰으며, 1994년 시리아로부터 러시아산 DR-3 레이스 고속 및 저공 무인기를 넘겨받았다. 1997~1998년 사이에는 러시아에서 프첼라-1T 무인기 10대를 도입했으며, 2000년대 초부터 중국 D-4를 모방해 정찰용 무인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두 교수는 ”북한의 무인기 운용이 남북간의 상호 오인과 오판으로 인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무인기 운용이 활발해지면 군사력 사용의 문턱을 한층 낮추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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