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제조업 가동률·광공업 생산 '외환위기 이후 최저'

■ 통계청 작년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 두달째 뒷걸음질… 기업 체감경기도 지지부진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를 밑돌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수출 부진으로 공장이 돌아가는 속도가 크게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나마 경기를 뒷받침했던 소비도 2개월 연속 뒷걸음질쳐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통계청의 '201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2%로 2014년에 비해 1.9%포인트 하락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74.4%)보다도 낮았으며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67.6%) 이후 17년 만에 최저다.

광공업 생산도 6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광공업생산 증감률은 -0.6%로 2014년의 보합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광공업생산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2009년(-0.1%) 이후 처음으로 역시 1998년(-6.4%) 이후 가장 낮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수출 부진으로 산업생산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며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져 설비가 남아돌면 투자가 둔화하거나 과잉투자 업종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체 산업생산의 큰 축인 광공업이 부진하면서 지난해 전 산업생산도 1%대의 지지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 산업생산은 2014년에 비해 1.5% 증가했다. 2014년의 1.3%에 비해 오름폭이 커졌으나 2012년 이후 4년째 1%대 '게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전산업생산은 금융위기 전에는 5% 내외로 성장해왔다. 그나마 서비스업 생산이 2.9% 증가해 2011년(3.2%)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며 소매판매도 2011년(4.5%) 이후 최고인 3.4% 증가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그나마 경기를 뒷받침하던 소비에 이상 징후가 뚜렷하다. 12월 소매판매가 0.1% 감소해 11월(-1%)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질쳤다. 김광섭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12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제외하면 -2.1% 감소했다"며 "(개별소비세가 정상화되는) 1월 이후 승용차 판매량 등에 따라서 소매판매의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전산업생산은 1.2% 증가해(전월 대비) 3개월 만에 플러스반전됐으나 지방자치단체의 연말 재정 집중 집행 등의 특이요인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부진하다. 이날 한국은행은 1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65포인트로 전월보다 2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충격이 컸던 지난해 6월(66포인트)보다도 낮다. BSI는 기준치인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세종=이태규기자 김상훈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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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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