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프앤] 신뢰도 UP 매출 UP… 직접판매… 유통업 한 축으로

공정위 산하 공제조합 보증… 불법다단계 퇴출 '자정 노력'

중기와 상생·고용창출 역할도

다단계 시장 갈수록 커지며 지난해 연매출 5조원 돌파

대표적인 토종 업체 애터미… 작년 2000만弗 수출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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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의 주요 제품 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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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애터미 본사 제품 전시관을 방문한 일본 회원들이 애터미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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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해외 6개국에 지사를 가진 애터미가 일본 도쿄에서 현지 회원들을 상대로 진행한 '원데이 아카데미'에서 회원들이 애터미의 주요 제품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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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는 매년 본사에서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협력업체 대표자 오찬모임을 갖고 회사의 현 경영 상태와 글로벌 경영을 소개하고 동반성장을 위한 정보를 교류한다. /사진제공=애터미


#만성피로와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워킹맘 이모(41)씨는 최근 동네 마사지숍에서 평소 쓰던 토종 다단계 판매 1위 기업인 '애터미'의 제품을 만나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집에서 사용 중인 스킨케어라 거부감도 없고 트러블과 부작용이 날 염려가 없던데다 동네 마사지숍까지 들어올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 이 씨는 "애터미는 중저가라 요즘처럼 불경기에 가성비가 높아 주변에서 선호하는 지인이 많다"며 "사업 목적이 아니라 화장품을 비롯해 치약, 칫솔, 세제, 라면 등 어차피 사야 하는 생필품인데다 포인트가 적립되는 장점 때문에 꾸준히 쓰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건강이 좋지 않던 최모(58)씨는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지인의 권유로 300만원 어치의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했다가 부작용만 생겨 제품을 반납하려 했지만 구매한 지 14일이 넘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최씨가 산 제품이 공제조합에 가입한 합법적인 다단계 판매업체였다면 업체가 반품을 거부하더라도 구매 후 3개월 내 공제조합에서 환불을 해주는데 이를 몰랐던 최씨는 뒤늦게 후회해봐야 소용없었다.

과거 부정적인 인식의 대명사인 '직접판매'가 유통산업의 한 축으로써 제도권 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제품력을 바탕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의 소비자 피해보상기구인 공제조합의 보증이 뒷받침된 합법적인 운영, 나아가 고용창출의 기회로 떠오른 사회적 순기능 등이 부각되면서 빠르게 이미지 쇄신을 위한 자정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어서다.

'조희팔 유사 수신 사기 사건'의 경우처럼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직접판매는 모두 '방문판매'로만 신고한 후 사실상 유사 수신행위를 한 것으로, 실제 다단계판매업으로 등록한 업체들은 제도권 내에서 뚝심 있게 합법적인 사업을 펼쳐 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7년 1조7,743억원에 불과했던 직접판매 규모는 2010년부터는 매년 15% 정도 성장하며 지난해 판매 회원수 700만명, 연매출 5조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직접판매가 이처럼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끊임없이 불법업체로부터 소비자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다단계의 긍정적인 기능의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의 소비자피해보상기관인 '공제조합'이 있어서 가능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곳이 올해 창립 14주년을 맞은 한국특수판매조합(이하 특판조합)이다. 특판조합은 2002년 설립인가를 받은 후 신속한 피해보상과 소비자와 회원사가 상생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다단계판매가 건전한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자정 작업을 벌여 왔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공제조합에 가입해야만 직접판매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다단계영업을 하는 업체는 무등록불법업체로 취급한다. 소비자 피해가 유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해 온 덕분에 특판조합에 가입한 직접판매업체는 지난해 83개로 이들 매출을 합치면 1조원을 넘어선다. 한 직접판매업체 관계자는 "특판조합의 경우 불법 피라미드 신고 포상제를 과감히 펼치면서 상시적인 시장 감시 기능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며 "덕분에 우리 다단계 기업의 이미지도 예전보다 더 개선됐다"고 귀띔했다.

불법 직접판매 활동이 점차 줄면서 지난해 특판조합의 불법 다단계 신고 업체 수도 2013년 44건에서 지난해 39건으로 줄었고, 포상 대상도 7건으로 5건으로 떨어졌다. 조합 측은 협회 및 유관기관과 협력해 직접판매의 순기능을 부각시키는데도 발벗고 나섰다. 교육과 세미나 등을 열며 다단계의 역할을 알리고 TV 및 지하철 광고, 포스터 및 리플릿을 만들어 직접판매 구조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고인배 한국특판조합 이사장은 "조합에 가입하지 않고 활동하는 불법 피라미드업체 및 유사수신업체들이 시장에서 사라지도록 공정위·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감시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며 "직접판매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통해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특판조합에 가입한 업체는 주로 토종 기업들로, 대표적인 곳이 애터미다. 이 회사는 지난해 7,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려 외국계인 허벌라이프를 따돌리고 암웨이에 이어 직접판매업 매출 순위 2위에 올라섰다. 심지어 지난해 2,000만 달러 수출의 탑도 수상해 직접판매업체가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정부가 다양한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특판조합에 가입한 합법 직접판매기업들은 기술력과 제품력으로 승부를 거는 중소기업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동반성장의 파트너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애터미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콜마비앤에이치와 원두커피 업체인 한국맥널티 등 35곳의 중소기업 제품을 공급받아 판매 중이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처럼 광고나 대리점 등의 판매 인프라를 구축하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에게 마케팅 비용을 절감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직접판매 시장이 안정적인 유통경로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2013년 직접판매 업체의 중소기업 제품 취급률은 90% 이상이다. 다단계판매 시장의 62.7%를 차지하는 상위 4개사의 전체 매출액(3조9,491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 비율 역시 대기업(26.3%)보다 많은 1조6,4,67억원(41.7%)에 달했다.

직접판매는 근무시간과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고 나이 제한이 없어 능력에 따라 성과금을 받는다는 장점으로 주부, 퇴직자 등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는 경력 단절자들에게도 좋은 기회로도 다가온다. 두 아이를 둔 주부 김모(35)씨는 "독립적인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가정에 경제적인 도움도 주고 자존감도 회복했다"며 "대금 환불 관련 피해가 발생했을 때 조합에 공제금을 신청한 후 보상을 받을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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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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