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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광폭질주… ROE 20% 시대 열어

자기자본 규모 9위지만 ROE는 21.3%로 1위

지난해 영업익도 4,051억으로 NH·삼성 제쳐



메리츠종금증권의 광폭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2년 연속 세자릿수 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시대를 연 데 이어 영업이익도 세 배 가까이 늘며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를 제치고 업계 선두권에 올랐다. 몸집(자기자본)은 업계 9위에 그치고 있지만 한 해 동안 장사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보여주는 각종 수익성 지표에서는 대형 증권사를 이미 압도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일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5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1% 늘었다고 밝혔다. 순영업이익(매출액)은 3조2,410억원으로 115.4% 늘었고 순이익은 2,873억원으로 98.6% 증가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성장세는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저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 자금의 증시 유입 효과로 잇따라 호실적을 기록한 와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다.

매년 업계 최고 수준을 갈아치우는 메리츠의 ROE가 대표적이다. ROE는 증권사가 자기자본으로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지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21.3%의 ROE를 기록하면서 증권업계 최초로 20%대 벽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1조7,186억원으로 업계 9위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을 모두 멀찌감치 따돌린 것이다.

ROE뿐 아니라 영업이익에서도 대형 증권사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이 달성한 영업이익 4,051억원은 국내 최대 증권사인 NH투자증권(3,141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많고 삼성증권(3,767억원)보다도 300억원이 많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역시 전년 대비 10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에는 비할 바가 못 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빼면 사실상 메리츠종금증권이 영업이익에서도 대형 증권사를 추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연초부터 대내외 경기 불안으로 증시 주변 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지난해 3·4분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기자본을 크게 늘린 만큼 올해도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대형 증권사의 실적도 대부분 큰 폭으로 개선됐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7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4% 늘며 지난 1999년 이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뒀다. HMC투자증권은 전년보다 388.2% 늘어난 682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008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증권의 영업이익은 115.6% 늘어난 205억원을 기록했으며 부국증권(302억원·46.3%), 한양증권(116억원·39.8%), 유화증권(106억원·66.9)도 높은 증가세를 각각 나타냈다.

그러나 올해는 대부분 증권사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반적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 거래도 주춤하고 주가연계증권(ELS)도 조기상환이 힘들어지면서 관련 수입이 줄 것"이라며 "증권사의 이익이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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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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