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지카 바이러스 비상사태… 경제 악영향도 차단해야

지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전 세계가 떨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이례적이라고 보고 1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내년까지 미주대륙에서만 400만명의 환자 발생이 우려되는 등 사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각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 방역당국은 지난달 지카 바이러스를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한 데 이어 입국자를 상대로 한 검역과 예방활동도 강화하기로 했고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법정감염병 지정과 방역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전 세계가 지카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나선 셈이다.

국내 전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가 국내에 없고 겨울철이라 활동 시기도 아니라는 게 보건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무역과 교통·기술의 발전으로 지금 전 세계는 하나의 그물망처럼 촘촘히 연결돼 있다. 우리나라와 전혀 상관없는 전염병이라 할지라도 언제든 유입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까지 전혀 듣도 보도 못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던 게 겨우 9개월 전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제2의 메르스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세밀하고 촘촘한 방역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공석인 인천공항 검역소장을 하루빨리 선임하는 것은 그 첫 걸음이다.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경제는 심리라고 했다. 공포가 스며들면 사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메르스 사태 때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것도 질병 자체보다 정부에 대한 신뢰 상실과 공포 확산 때문이었다. 정부는 경제와 보건 등 각 분야에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 기업과 국민이 안심하고 경제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가 또 다른 위험에 노출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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