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미국서 성관계로 지카 감염

베네수엘라 여행 방문객에 전염

태국 또 발견, 칠레·濠서도 확인

세계 곳곳 퍼져… 확산 위험수위

성관계를 통한 지카 바이러스 전파사례가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태국과 칠레에서도 첫 감염자가 나오고 온두라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지카 바이러스 확산속도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카운티 보건국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국가인 베네수엘라를 다녀온 방문객과 성관계를 한 사람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감염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댈러스카운티 보건국의 요청으로 역학조사를 벌여 확진판정을 내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모기가 아닌 성 접촉으로 감염된 사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CDC는 "미국 본토에 머무르며 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의 혈액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며 다만 임신부는 관여되지 않아 신생아 소두증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지카 바이러스 감염사례는 보고됐으나 바이러스 확산지역을 방문한 이들이 현지에서 감염된 것이 대부분이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파동이 전 세계로 퍼진 뒤 성관계를 통해 미국 내에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것은 처음이다. 다만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과거 수혈이나 성적 접촉에 의한 독립적인 전파사례가 있었기에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지카 바이러스 전파의 절대다수는 모기를 통해 일어나고 있다"고 CNN에 설명했다. CDC 측은 "임신 중이거나 임신할 여성과 성관계를 하는 남성들에게 초점을 맞춘 성관계 전파에 대한 지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세계 곳곳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했다. 태국 보건당국은 이날 22세 자국 남성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이 남성이 지난달 24일 발열과 발진·충혈 등의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했으며 혈액 샘플 테스트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칠레에서도 감염자가 처음 확인됐으며 니카라과에서는 임신부 2명이 지카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니카라과에서 임신부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은 처음이다. 호주에서도 최근 2건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확인된데다 특히 시드니국제공항에서 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가 발견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온두라스에서는 지난해 12월16일 첫 감염자가 발생한 후 3,649명이 감염된 상태로 최근 3일간 감염자 수가 3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미뿐 아니라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에도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며 글로벌대응팀 편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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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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