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軍, 불량·불필요한 장비 조달해 예산 낭비

감사원 '지상전력 증강사업 추진실태'

이동정비 차량 전원발생장치 35% 불량으로 사용 못해

야간투시경은 파손 잦아 수리부속에 수십억원 사용

필요없어진 수통마개뭉치 조달로 14억원 낭비 등

군 작전에 사용되는 여러 장비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불량 장비’로 드러났다. 장비 개량으로 필요 없어진 장비도 계속 조달해 예산이 낭비되기도 했다.

4일 감사원은 국방부, 방위사업청, 육군본부, 합동참모본부, 국방기술품질원, 국방과학연구소 등의 기관이 2012년 1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처리한 주요 무기체계 획득 및 운용·유지 업무에 대해 지난해 6~7월 감사를 실시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같은 내용의 ‘지상전력 증강사업 추진 실태’를 공개했다.

신속한 장비 정비를 위해 운영하는 이동정비 차량의 전원발생장치 430대 중 35%에 해당하는 152대는 충전 불량 등의 결함이 발생해 차량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가 개발한 이 장비는 국방기술품질원의 개발시험평가를 통과해 방위사업청이 육군에 공급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이 A업체의 제안을 받아들여 개발시험평가 기준을 설정한 결과 정격·최대출력, 충전기능 등의 성능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전원발생장치의 조달이 가능하게 됐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감사원은 국방기술품질원에 해당 업무를 처리한 B선임기술원에 대해 “징계사유의 시효는 지났지만 엄중한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며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할 것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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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2,496억원을 들여 도입하는 ‘단안형 야간투시경(PVS-04K)’은 잦은 파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부터 육군은 군수사령부와 본부를 통해 방위사업청에 대책 마련을 요청했으나 감사가 진행된 2015년 6월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이에 육군은 2012~2014년 파손된 단안형 야간투시경의 수리부속 조달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지출했다.

육군본부는 2008년부터 ‘일체형 수통’이 공급돼 방독면을 쓴 상태에서 물을 마실 때 방독면과 수통을 연결해주는 수통마개뭉치가 필요 없어졌음에도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 결과 방독면 47만4,000여개를 조달 받으면서 수통마개뭉치·수리부속을 함께 조달 받아 14억2,000여만원의 예산이 낭비됐다.

또 기존 박격포 적재차량의 적재함에 개량형 81㎜ 박격포를 실을 수 있음에도 방위사업청이 신규 적재함 제작을 계획하고 있어 118억원의 예산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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