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퇴행성 관절염·백내장 여부 세심하게 관찰을

"설날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 용돈 말고 건강도 선물하자"

3대

앉았다 일어나기·계단 내려오기

일상적 동작에도 불편 호소 땐 퇴행성 관절염 초기 가능성

지팡이로 무릎하중 완화시키고 미끄럼방지 시설·손잡이 마련

노안과 헷갈릴 수 있는 백내장

말기까지 증상 없는 녹내장은 정기적 안과검진으로 예방

의심되면 병원예약 해드려야


설날 고향에 내려가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께 용돈을 넉넉히 챙겨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디 아프신 데는 없는지 여기저기 잘 살펴보는 일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부모들의 경우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아픈 곳을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님의 평소 생활습관과 동작 등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질환이 퇴행성 관절염과 백내장 등의 안과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노령인구의 상당수가 걸리는 질환으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본격적인 치료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노인은 자식들에게 증상을 감추고 초기 치료 시기를 놓쳐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단 부모님이 앉았다 일어날 때 힘들어하는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힘찬병원이 관절염 노인환자 396명의 일상생활 장애지수를 조사한 결과 관절염 환자는 '앉았다 일어나는 것'을 가장 불편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 있는 상태는 좌우앞뒤의 하중이 균등하게 분할되지만 앉았다 일어서는 순간에는 힘이 분산되면서 무릎에 부하가 걸리면서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부평 힘찬병원의 박승준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허벅지와 무릎 주변 근육이 현저히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많은 힘이 들어가면서 불편을 호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환자들이 '앉았다 일어서기' 다음으로 불편을 호소한 일상생활 동작은 '계단에서 내려올 때'다. 일반적으로 관절에 부담을 주는 것은 내려올 때보다 올라갈 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관절에 안 좋은 것은 '내려올 때'다.

내리막길이나 경사진 곳에서는 체중의 3~5배의 하중이 실리기 때문에 관절에 부담이 된다. 관절염 환자들은 갑자기 무릎의 힘이 빠지는 무력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자칫 계단에서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휴식을 취할 때도 무릎에서 열이 나거나 차량을 타고 내릴 때 통증을 느낀다면 이 역시 관절염 초기 증상이다.

또한 3개월 이상 무릎이 부어 있을 경우, 통증 때문에 버스 한 정거장 거리밖에 못 걸을 정도라면 관절염 중기 증상으로 본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릎 외에 손가락에도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날 수 있다.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손가락 관절의 경우 바닥의 동전이나 연필을 집어보도록 해서 잘 잡는지 확인해보는 방법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통증이나 움직이기 힘든 증상이 보인다면 손가락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퇴행성 관절염 초기 증상이 의심된다면 먼저 보행용 지팡이를 사드리는 것이 좋다. 무릎에 가해지는 힘을 분산시켜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팡이의 경우 상태가 좋지 않은 무릎의 반대쪽 손에 쥐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부모님이 관절염을 앓고 있으면 부상을 막기 위한 생활환경 개선 등에 신경 써야 한다. 어느 정도 관절염이 진행된 경우라면 좌식생활보다는 입식생활로 전환하는 환경을 만들어드려야 한다. 욕실·화장실에 미끄럼 방지 시설이나 손잡이를 마련하고 쪼그려 앉거나 무거운 것을 들기 어렵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의자와 식탁·침대 등을 사용하도록 당부해야 한다.

기초운동을 통해 평소 체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나 일상생활에 도움되는 주의사항을 알려드리는 것도 좋다.

화장실이나 욕조 등에 들어가고 나올 때는 필히 바닥의 물기를 확인하고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갈 때는 난간에 의지해서 내려가되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지 등을 먼저 살피도록 한다. 양말이나 스타킹을 신을 때는 의자나 바닥에 앉아서 신어야 한다.

관절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눈이다. 대표적인 노년성 안과 질환인 백내장과 녹내장의 발생 여부를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백내장은 시야가 흐릿하게 보이는 것으로 노안과 헷갈릴 수 있지만 노안은 가까운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차이점이 있다.

류익희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갑자기 눈이 침침해진 느낌이 들거나 시야가 뿌옇고 답답한 느낌, 안경이나 돋보기를 껴도 잘 보이지 않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백내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부모님이 이런 증상이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릴 만큼 심해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해 만성질환이 돼서야 자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신경이 서서히 파괴돼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나면서 답답하다고 느끼게 되는데 이때는 이미 말기여서 치료가 쉽지 않다. 따라서 녹내장은 어느 안과 질환보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급성 녹내장이 전체 녹내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0% 정도로 안압이 급속도로 높아지면서 시력 감소, 두통, 구토, 충혈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급성 녹내장은 발병할 경우 눈이 빠질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동반해 자각증상이 확연하나 만성 녹내장의 경우 말기까지는 자각증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압 측정과 검진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님의 안과 질환이 의심될 때는 설 연휴 후 병원에 가실 수 있도록 직접 병원 예약을 해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관련기사



송대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