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증시 급락… 일본 이어 미국마저 흔들리나

일본증시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내렸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9일 1만6,085.44로 마감해 5.40% 주저앉더니 10일에도 약세를 이어가 1년4개월 만에 1만4,000선이 무너졌다. 일본증시를 이틀이나 끌어내린 재료는 저유가와 엔고에 대한 불안감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8일 3.9% 떨어진 29.69달러를 기록해 30달러 밑으로 내려간 데 이어 9일에도 5.9% 하락해 27.94달러까지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14엔 수준까지 하락해 1년3개월 만에 최저다. 일본뿐 아니다. 유럽은 물론 미국 증시도 경기둔화 우려감에 연휴 기간 내내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일 1.29% 떨어진 데 이어 8일과 9일에도 각각 1.10%, 0.08% 하락 마감했다.

세계 각국은 그동안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를 우려하며 주시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일본과 미국마저 꺾인다면 더 이상 안전한 시장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일본은 경기를 살리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 하지만 기대한 엔저는 고사하고 엔고가 심화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엔고는 수출기업의 실적에 치명타를 입히며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엔저로 겨우 일으킨 경기를 주저앉힐 수 있다. 미국도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실물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공장주문,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1월 서비스업지수 등 모든 지표가 경기 하강을 향하고 있다. 애초에 예상한 올해 네 번의 금리 인상은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1997년 외환위기는 아시아에 국한됐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선진국도 흔들렸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지금 다가오는 경제위기는 선진국과 신흥국을 가리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우왕좌왕하며 불안감만 키울 것이 아니라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체력을 기르는 게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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