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증시 변동성 극대화… 안전벨트 꽉 매야"

동시다발 악재 쏟아진 연휴 이후 주식시장 전망은

국제유가 하락·북 도발에 선진국 증시 급락 이어져 큰 폭의 하락출발 가능성

수년간 지켜진 박스권 하단 1800선 하회 전망도 나와 당분간 보수적 전략 필요


설 연휴 기간 국제유가 하락, 일본 증시 급락 및 주요 증시 하락,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동시다발적 악재들이 쏟아짐에 따라 3일간의 휴장을 마치고 11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가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유가와 환율 등 대외변수에 취약한데다 북한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도 급격한 변동성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 하단인 1,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잿빛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 대다수 응답자들은 이번 설 연휴 기간 해외 주요 선진국 증시의 급락 여파가 국내 주식시장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가 휴식기를 보내는 동안 일본 증시는 지난 9일 5% 넘게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 떨어지며 이틀 동안만 % 하락했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9일(현지시간) 기준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증시 급락의 충격 여파가 그대로 전달되면서 11일 다시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큰 폭으로 하락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의 힘으로 버텨온 선진국 경제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증시의 본격적인 하락세 전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30달러를 밑돌고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4년 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등 대외악재들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설 연휴 기간 충격파에서 피해 있던 국내 증시도 개장과 함께 뭇매를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더욱이 금융위기 이후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6~7년간 강세장을 이어오던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이 꺾이고 있다는 우려가 조정의 기간과 폭을 확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악재의 경우 수차례 학습 효과로 갈수록 영향력이 미미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지만 대외 변동성이 극대화된 만큼 북한발 악재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북한발 악재는 과거에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워낙 시장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 이슈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 대한 투자심리를 더 냉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수년간 굳건한 박스권을 유지해온 국내 증시도 다시 바닥을 뚫고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이 센터장은 "주요 선진국 증시가 최근 수년 내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국내 증시도 지난 5년간 지켜온 박스권의 수성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코스피지수가 최근 수년간의 박스권 하단인 1,800선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 팀장도 "글로벌 증시가 일시적이 아닌 추세적 약세로 돌아설 경우 상반기 중 1,700선까지 저점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증시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선별적 투자전략도 무의미할 수 있다"며 "대외변수들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당분간 주식비중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11일(한국시간) 새벽 발표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하원 청문회 연설을 시작으로 미국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로 돌아설 경우 반등의 모멘텀이 마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변화를 통해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위안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2·4분기부터 반등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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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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