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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에 한달새 21조 유입… '셸터'로 몰리는 국내자금

美국채 금리 급락 등 변동 확대

안전자산으로 이동 빨라질 듯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대이동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 들어 만기 1년 미만 단기 국공채 등에 자금을 굴려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머니마켓펀드(MMF)에 21조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유입 규모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이후 최대다. 일본증시 폭락과 선진국 국채금리 급락 등 설 연휴 동안 글로벌 경제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됨에 따라 국내 자금의 안전자산 이동이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2월3일(23거래일)까지 한달 동안 국내에서 운용 중인 MMF에 총 21조1,050억원(1월 기준 16조8,113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같은 기간 MMF로의 자금 유입(27조691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MMF 전체 순자산도 115조3,490억원으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115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MMF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은 일반적 현상이지만 올해는 규모가 유달리 크고 지속적이라는 게 특징이다. 이는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유가 하락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증폭되면서 일어나고 있는 전 세계적 자금의 안전자산 회귀현상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8일부터 이틀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95달러 하락한 27.94달러를 기록해 30달러선이 다시 무너졌으며 독일 DAX는 400포인트 넘게 떨어져 9,000선을 밑돌았다. 반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71%까지 하락하고 금 가격이 온스당 1,2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안전자산 가격은 치솟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관을 중심으로 MMF에 연말 자금을 뺐다가 연초에 다시 집어넣는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모습이지만 올해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부쩍 어려워져 이동하는 자금 규모가 더 크고 꾸준하다"며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쳐 설 연휴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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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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